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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등반記
박진
2012. 9. 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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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았으면 자고 있을 시간에 에스프레소를 마셔서인가. 밤새 뒤척이다 6시 반이 지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바쁘게 씻으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버스정류장을 향하면서도 들뜬 기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랜만에 등산이다. 오랜만에 만남이다.
바위를 오르다 쉬는 도중 한 컷
관악산에 올랐다. 원주에서 송도에서, 또 인천에서 두시간씩 달려 온 등반대는 각자 좋은 하루를 만들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을 것이다. 주말마다 관악산에 올라온 진규가 가이드를 자청했고, 우리는 스마트폰 지도의 도움을 받으며 산에 올랐다. 아니, 바위를 올랐다.
역시 밤새 마시다 달려온 재동이는 등산 마치자 축구하러 돌아갔다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이른바 SNS를 통해 만든 등산대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소셜미팅으로 진화시킨다는 취지였는데, 어쩌다보니 같은 학과 출신 모임이 되었다. 작은 화면에서 이루어지는 단방향 소통에서 함께 움직이는 4D소통으로. 거창한 슬로건이지만 꾸준히 소소하게 꾸려나가고 싶다.
관악산 정상에서. 뒤에 冠岳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결국 정상에 올랐다. 가파른 바위 위에서 서로 손잡아주고, 준비해온 간식과 김밥을 건내주며 오른 진짜 등산이었다. 알고보니 편한 등산로가 있었는데, 우리는 바위길만 고집했다. 산악인 진규스타일이다. 덕분에 재동이는 자신이 등산과 맞지 않다는 걸 알았고, 도연이는 자신의 체력에 실망했으며, 현희는 심장이 터질 뻔했다. 그리고 나는 더 먼길을 걸어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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