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하루에 삼십분만
박진
2013. 3. 1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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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병원행이다. 생애 두 번 째 링거다. 입사 두 달 차, 벌도 아니고 훈장도 아닌 나의 하루다. 그런 하루는 얼마나 결과를 내었는가. 영업용 차량의 미터기는 수백을 올렸지만, 그 내용은 자랑할 게 없다. 다만 오늘 병원에서 얻은 30분 간의 휴식만이 내 하루를 위로해 준다.
지난 출장은 숨가빴다. 3분 단위로 쪼개놓은 이동루트, 식사와 숙박, 그리고 미팅. 하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빈틈없는 일정표에 기억으로 남는 것은, 岩国(IWAKUNI)에서 柳井港(YANAIMINATO)로 향하는 전철에서 바라본 바다, 그 아침 햇살에 넋놓고 앉아있던 30분이다.
낯선 풍경과 함께 눈이 부시게 밀려오는 햇살, 차창을 흔드는 바람소리와 흔들리는 전철소리, 눈을 감고도 싶지 않고 귀를 막고도 싶지 않은 시간, 나는 일을 하러 온 건지 관광을 하러 온 건지 구분을 못했다. 사실, 그렇게 구분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솔직할까.
눈을 반쯤 감고 다녔다. 오사카성을 보겠다고, 나고야역을 보겠다고 그 밤에 나는 분주했다. 하루에 삼십분은 남기겠다는 심보가 나를 피곤하게 한다. 결국 사진을 남기고, 친구를 만들고 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눈을 반쯤 감고 있다. 세상이 아직 아름답길 바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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