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사회 올까
책장을 정리하던 중 잊고 있던 봉사활동증서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지난해 국가적 재앙이었던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지역 회복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태안앞바다로 떠났죠. 총학생회에서 도구를 공동구매하고 관심있는 학우들에게 연락해 새벽같이 떠난 첫번째 봉사활동은 진눈개비에 젖어 돌아온 기억이네요. 인천대학교 개교기념일을 맞아 가수 김장훈씨와 함께 했던 두번째 봉사활동은 비교적 많은 인원덕에 북적북적 즐겁게 다녀온 기억입니다.
누구는 제게 총학생회 1년 간 봉사활동으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이건 개인이 가슴에 묻고 지닐 행복한 추억이고요. 많은 학우들의 봉사활동 실적 등의 경력을 쌓는데 도움을 주고자 자원봉사에 대해 알아보던 중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를 알게되었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자원봉사자에게 인센티브를 줘 자원봉사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건데요. 제 고향인 원주에서는 일정 기준을 넘긴 자원봉사자에게 '마일리지증' 또는 '할인쿠폰'을 제공해 지역 내 공공기관과 영화관(1000원할인) 음식점 학원 등 협약을 맺은 사업체에서 5~10%정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더군요. 개인적으론 현재 추진 예정인 '원주국민체육센터'에서 할인을 받게 되길 손꼽아 기다립니다.(가는 곳이 체육관밖에 없어요;)
하지만 적용 대상이 자원봉사종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봉사자이므로 자신의 봉사활동 실적을 동네 자원봉사센터에 알려줘야해요. 그래서 저도 확인증을 들고 센터를 찾았죠.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보니 제 실적이 기록되었더군요.
처음엔 그동안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록'으로서 마일리지제도를 찾았어요. 그런데 자원봉사를 장려하기 위해 행정기관에서 이렇게 힘쓰고 있는 걸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사회적 기업을 그저 착한일도 하고 돈도 버는 기업정도로만 홍보하고 있는 노동부의 마케팅과,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부 기업의 모습을 볼 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는데요.
봉사활동이 채워야하는 성적이라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한국사회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주는 갖가지 우대가 일시적인 특혜나 선물로 여겨지지 않길 바라며, 자기 지역의 큰 일에 함께 마음을 모아 따뜻한 손길을 나누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랬습니다. 이런걸 사회적 노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참 자원봉사마일리지제도는 각 지자체마다 시행규칙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기 지역의 규칙을 유심히 살펴보는 게 좋아요. 인천에 있을 땐 제가 쌓아둔 봉사활동시간이 다른사람의 자원봉사를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제도였던 기억이네요:) 끝으로 작년도 최우수봉사기관으로 선정된 원주시자원봉사센터의 사진과 원주시자원봉사 마일리지제운영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