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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봄이 진이

[필리핀 생활] 새해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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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견생활 7개월 차, 새해가 밝았고 다시 설, 명절이 다가온다. 봄이는 새 학기를 맞아 바탕가스까지 필드트립을 다녀왔고,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지프니를 경험했다. 새 학기 학부모 상담에서 선생님은 봄이가 제법 영어로 표현한다며 칭찬했고, 집에서도 조금씩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이웃이 생기고 사는 곳이 익숙해지니 이제 숙소가 아닌 집으로 퇴근하는 기분이다.

 

2.

학교와 회사 일정에 밀려 한국에 오지 않는 우리 대신 장모님과 처제 내외가 다녀갔다. 가족과 함께 다닌 5박 6일은 우리에게도 휴가였고, 긴 여름방학이 오기까지 일상을 이어갈 힘을 주었다. 가정과 회사 그리고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 묻는 대신, 배우고 일하고 생활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기간이 없다는 게 단점이기도 장점이기도 하다는 걸 알았다.

 

3.

워킹 비자를 받고 현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필리핀 운전면허증을 받고 나니 이제 교민이 된 것 같다. 자동차와 다음 이삿집을 고민할 때면 5년 10년 머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하지만, 정기적으로 본사와 회의할 때마다 경종을 울리듯 나만의 일정표가 떠오른다. 봄이의 영어가 능숙해지고 마이너스 통장을 다 갚고, 부모님이 건강하신 때가 시침 끝에 놓여있다.

 

4.

부르심의 의도가 내 시간표 너머에 있다. 청년부의 멘토가 되고, 예배에서 드럼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장 긴 호흡으로 따라야 할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나와 가족만 살피던 시야를 넓힐 수 있다면, 매일 통장과 투자를 살피던 삶이 변한다면 아마 그 시작은 지금 여기일 것이다. 어느 가사처럼 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삶을 바라게 된다.

Pinto art museum @ Antip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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