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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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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아내 생일엔 오전 10시 영화시간에 맞춰 아내를 내보냈다. 아기는 오전 낮잠을 자고, 나는 며칠 전 알아둔 베이비 카페에 가기 위해 서툰 솜씨로 아기 가방을 쌌다. 가까운 곳은 전화를 받지 않아, 거리가 있지만 통화가 된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모두 친하자는 의미로 두루두루베이비카페라고 했다.



2.

평일 오후라 한산한 카페에는 이미 아는 사이인듯 몇몇 젊은 엄마들이 각자 잠든 아기들을 안고 있었다. 젊은 아빠가 아기와 단 둘이 들어오는 모습이 신선했는지 대화 소리는 잠시 작아지는 듯 했지만, 이 또래 아기들의 부모답게, 금새 서로의 아기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아기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3.

아기는 매일 오던 곳인양 이곳저곳을 누비며 만지고 물다가 두어시간만에 잠투정을 부렸다. 가방에 가득 챙겨간 이유식이며 분유와 간식들은 입맛만 보고 다시 챙겨왔는데, 오늘 하루 아빠가 책임진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저녁에 돌아온 아내에게 아기 저녁밥을 맡기고 나도 침대에서 잠투정을 부렸다.



4.

생일 선물이라야 활동비를 조금 보태준 게 전부인데 아내는 예쁜 슬리퍼를 사고 패디를 받았다며 좋은 표정이었다. 휴가를 내고 육아를 흉내낸 하루동안 아내가 엄마로서 보내는 일상을 잠시 경험해보니, 행복하지만 감당하기 힘들어 서둘러 출근하고, 그래도 도움이 되고 싶어 서둘러 퇴근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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