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이 아랫니가 빼꼼 올라왔다. 이 날때 아프다던데, 요즘 유난히 징징대는 이유를 알겠다. 출장을 다녀오고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가장 속상하고 또 속시원한 일은 아기 머리에 두상 교정을 위한 헬멧을 씌운 일이다. 점점 날이 더워지니 땀이 많은 아기가 답답해할까 걱정이다. 이렇게 하루에 하나씩 걱정이 는다.
2.
과장이다. 박과장, 낯설지만 이젠 그렇게 불린다. 연봉이 올랐고 일이 많아졌다. 이제 후임이 하나 들어오면 내 생각과 행동의 거리를 좁힐 수 있겠다. 다양한 일을 하는데, 하나같이 공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열심히 보다 머슴처럼 일했더니 직장에서는 크게 힘든일이 없다. 아니,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다. 행운이다.
3.
운좋게도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생겼다. 엔지니어링협회의 FIDIC,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름도 길다)의 R&D 관리, 다음달에는 ISO 경영시스템 인증심사원 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이전에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던 세상인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내게 도움이 되고,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과장답다.
4.
아랍어와 국제건설계약은 그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코속에 모래가 차오르는 느낌이지만, 요즘 내가 가장 공들이는 분야다. 중국어는 가끔 싱가폴 고객사 중에 영어대신 중국어로 전화받는 사람에게 쓰곤 한다. 잘 활용하면 어떤 기회가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다. 현실의 반대편에서 빼꼼 올라오는 봄이 기대된다.
별거 아닌 배경에서 찍은 가족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