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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에도 이런 병원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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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병원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을을 만들다.

원주시 중앙동에 위치한 '밝음의 집'은 지역사회의 밝은 빛이다. 금융취약자를 위한 밝음신협부터 여성민우회, 지역먹거리운동(로컬푸드운동)을 위한 친환경급식지원센터 등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희망의 집이다. 평일 오후시간에 연세든 분들부터 간난아이를 안은 젊은 엄마들이 하나 둘 건물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건물 3층에 위치한 지역시민들의 안전한 병원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을 찾아오는 것이었다.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은 지난 2002년 지역사회에서 건강, 의료에 관련된 여러 현안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설립됐다. 2007년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새롭게 도약한 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을 찾았다.


의료생협이란 건강, 의료에 관련된 여러 현안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자하는 생활협동운동의 일환이다. 지역주민들은 의사를 비롯한 의료전문가들과 협동하여 의료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노인 등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활동 등 의료의 본질적 가치인 건강사회를 만들기 위해 의료생협을 설립하고  2002년 11월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을 개원했다.

이 병원에선 의사가 주인이 아니다. 의사가 병원에 찾아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왕진을 가고, 의사와 상의할 일이 있으면 밤늦은 시간이라도 연락할 수 있는, 시민이 주인인 병원이다.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을 가능하게 한 건 6천여명의 원주시민들이었다. 믿고 갈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 보자고 가입한 조합원의 수만 2천여명, 이들이 병원을 세우고 주인이 된 것이다.


상세한 진찰과 고기능 장비를 통한 검사, 그리고 정확한 진단은 기본이라는 이 병원의 의사들은 
환자를 겁줘 불필요한 검사를 받게 하지 않는다. 효과 불명의 약들을 처방하지 않을 뿐더러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 처방도 하지 않는다. ‘의사 얼굴만 보고 나오는 3분 진료’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겐 불필요한 약들도 처방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병원이다.

심장수술을 하지 않으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할머니가 있었다. 돈이 없어서 수술을 할 수 없었고 옆에서 돌봐줄 사람도 하나 없는 이 할머니의 수술을 위해 병원이 발 벗고 나섰다.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이 이백여만원의 성금을 모았고 어떤 조합원은 그동안 모아 두었던 아이의 저금통을 가져왔다. 수술 받은 날 보호자 대기실에서 새우잠을 잔 사람, 할머니의 내복을 소포로 보낸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할머니는 수술을 받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TV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2년  전 밝음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을은 이렇게 만들어 지는 게 아닐까.

마을을 살리는 병원
병원을 지키는 이웃


그 뿐만 아니다. 의료생협은 '위스타트 원주마을센터'(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보건예방, 건강검진, 무료 진료서비스 제공), '밝음아동센터'(인근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작은 공부방이자 놀이터), '원주주거복지센터'(살 곳없는 이웃에게 거처 마련, 부적합한 집 개선 등으로 최소한의 주거 수준 보장) 등 8개 부속기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조직해 지역의 올바른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밝음병원의 의사는 어떤 조건으로 일할까? 최혁진 전무이사는 "영국 같은 곳은 의사의 임금이 노동자평균 임금의 세배를 기준으로 책정되"고 "이곳에서도 양방의사는 그정도 받고 한방의사는 그보다 조금 못미치는 정도"로 조합원들에게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

밝음병원은 올해 제2지점을 낼 계획을 갖고있다. 지역에 지속적으로 지점을 열어 의료소외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동네 시민들에게 따뜻한 관심으로 치료하는 지역 주치의의 밝은 미소. 우리동네에서도 보고싶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감기약으로 처방되는 약값은 2조5천억 원으로 암환자 치료비보다 더 많다. 감기 증상으로 병원에 가면 평균 4.7개의 약을 처방 받지만 그 중 대부분이 효과는 없으면서 부작용만 있다고 한다. 실제 미국 식약청의 보고에 의하면 지난 30년 간 미국에서 5469명의 어린이가 항히스타민제 복용 후 사망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약들을 내 돈 내고 사먹으면서 우리의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병원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56%를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 중 세균성 원인이 의심되어 항생제를 처방 받아야 하는 경우는 15~2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3년 간 밝음 의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20%내외.(건강보험심의평가원 www.hira.or.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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