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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처음으로 통역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크루즈를 타고 아시아를 일주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인천항에 도착했는데 그들을 안내해주는 일을 맡았어요. 짧은 영어지만 인천에서 서울가는 길 정도야 어렵지 않게 알려줄 수 있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과, 별로 할 일 없다는 말에서 얻은 안도감으로 아침 댓바람에 인천항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들어선 것은, 승객만 6700명을 태울 수 있다는 대형 크루즈였습니다. (옆에서 배 안으로 컨테이너 트럭이 들락날락하는 것도 처음봤습니다.) 통역을 하는 알바생이라야 저를 포함해 단 세 명 뿐, 아침부터 쉼없이 들이치듯 나온 외국인은 제게 묻고 묻고 또 물어왔죠.
이날 관광을 위해 인천관광공사에서는 지역 백화점과 제휴을 맺었는지, 관광버스 몇대를 빌려 그들을 구월동 백화점으로 실어날랐습니다. 안그래도 교통체증도 심한 그곳에 하필이면 토요일 오후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실은 태운 버스를 대기시키다니, 저는 기다리는 것도 불편했지만, 문을 연 환전소가 없어 한국돈이 없는 외국인을 백화점으로 보낸 회사의 운영방식이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몇몇 관광객은 얼굴을 붉히며 이 점을 항의하기도 하더군요. 뜻하지않게 인천의 홍보대사라도 된 듯,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크루즈여행으로 인천을 방문한 관광객의 대부분은 서울에 가기 위해 인천항에 들어온 것 뿐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라 피곤하지 않기위해 여행사의 안내를 따라 하루동안 최대한 많은 걸 보고 싶어하죠. 결국 인천시에서 관광객들을 배려한 여행상품 개발에 더 힘을 써야 한다는 말인데요.
며칠동안 버스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니 몇 곳이 눈에 띄더군요. 인천도호부청사나 신포시장, 또 문학경기장이었는데요. 이곳 말고도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을 텐데, 쉽게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우리나라 제2의 항구도시이면서 280만명의 내국인과 약 5만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인천광역시. 국제도시로 발전하고자하는 이곳에 과연 국제적으로 내보일만한 곳이 어디인지, 외국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곳에 살고있는 학생인 저를 위해서도 많은 홍보와 발굴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인천의 대표관광지를 소개해야한다면 어디를 추천할 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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