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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수영복 차림으로 난생처음 수영장 물을 차던
스물 셋 봄에는 퍼런 그 물 속이 두렵기만 했다.
해병대에 지원하고 수영부에 등록한 건 오로지 그 두려움
그것과 마주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한 달 간 매 주말을 쏟아 부어 인명구조과정을 수료했다.
이제야 물속에서 마음껏 떠 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두려움의 심연에 잠겨있던 나를 꺼내 오고 싶었다.
힘겨운 한걸음 청춘의 나날도 필사적 발차기인지 모른다.
차갑고 숨 막히는 그 속에서 물먹고 가라앉기 일쑤지만,
언젠가는 이곳을 자유롭게 헤엄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두려움을 안고 발끝을 들이민 그 순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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