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더디게 낡아가길 썸네일형 리스트형 70번 째 헌혈 1.헌혈 횟수가 쌓이면서 헌혈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을 조율하게 된다. 두세 달에 한 번은 헌혈의 집에 들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 년에 몇 번 헌혈하는가를 그 해의 성취로 삼는다. 행여 해외 출장이라도 잡히면 출국하기 전에 빚을 갚는 마음으로 달력을 살펴 일정을 비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남을 위한 봉사에서 나를 위해 헌혈하는 다회헌혈자가 되었다. 2.몇 해 전부터 새로운 기념품이 생기고 기존 훈장들과 별개로 70회 헌혈에도 뭔가를 준다니 그게 또 목표가 된다. 헌혈 마케팅 문자를 기억해 두었다가 제때에 그곳에 찾아가는 속된 마음이 들킬까 봐 모르는 척하는 모습이 봉사자라기 보단 직업인에 가깝지만, 가끔 매혈을 한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두 손 가득히 받아올 땐 가족들 앞에서 어깨를 으쓱하게 된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