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이하 ‘FIDIC’)에서는 매년 전세계 회원국의 40세 이하 젊은 엔지니어 및 엔지니어링업계 종사자(이사 ‘YP)에게 경영전문훈련(이하 ‘YPMTP’)의 기회를 제공한다. YPMTP는 7개월 간 매월 1회 온라인 강의와 3일 간의 집체교육 및 연례 FIDIC 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 특별 세션 발표 준비로 구성되어 있어, YP에게 경영 관련 수업 뿐만 아니라, YP간의 네트워크 형성에 목적을 둔다. 한국에서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이하 ‘협회’)에서 그 대상자의 선발과 지원을 담당하는데, 올해는 6명의 YP를 선발하여 YPMTP 및 컨퍼런스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FIDIC은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YPMTP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회에서는 2005년 이래 누적 46명의 YP을 선발 및 지원하였다. 2019년 컨퍼런스가 멕시코(멕시코시티)에서 2019년 9월 8일~10일 간 진행함에 따라 2019년 YPMTP의 집체교육은 9월 3일~5일, YP 특별세션을 위한 팀별 준비를 6일 ~ 8일까지, 총 23개국에서 42명의 YP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하였다.
2019년 YPMTP에 참가한 YP는 컨퍼런스 특별세션의 주제로 “A Global Rating System which monitors and validates project transparency.”(건설 프로젝트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글로벌 평가 시스템 마련)를 선정했다. 다양한 국적의 YP가 공통된 관심사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체감하는 주제의 중요성은 제각기 달랐지만, 한 팀으로서 컨퍼런스에 참여한다는 책임감과, 짧은 시간 내 주제선정부터 발표자료와 발표준비까지 완수해야 하는 긴장감이 분위기를 압도하여, 모든 구성원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맡은 역할에 몰입했다. 본인은 PowerPoint 작성을 담당하며 조별로 분산 작업한 자료를 통일성 있는 하나의 결과물로 만드는 역할이었다. 준비 기간 동안 가장 늦게까지 작업하는 일이었지만, 그만큼 발표자, 아이디어제공자 등 다양한 YP와 직접 소통하며 프로젝트에 대해 이해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컨퍼런스는 멕시코만의 특색 있는 문화 예술 공연으로 열렸다. 매일 아침 저녁 진행된 현지 전문 공연단의 독특한 음색과 힘찬 율동이 어우러진 공연은 빽빽한 세션을 소화할 힘을 주었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Leadership and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건설업계의 흐름이자 엔지니어링업계의 화두로서 건설정보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 시작으로 Teradata사의 CTO인 Stephen Brobst씨가 “Digital Transformation”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는데, 한국에서 주목받는 서비스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과의 연계점과 차이점이라는 관점으로 듣고 나니 정보 관리와 정보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서구와 아시아의 차이점을 다소나마 알 수 있었다.
2019년 YPMTP의 일환으로 현지 유관기관 답사또한 진행했다. 컨퍼런스 기간 중 시간을 할애하여 다양한 곳에 방문하지 못했지만,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건축물 풍동실험실에 방문하여 멕시코 시티의 강력한 바람을 맛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네트워킹의 기회가 있어, 컨퍼런스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간의 네트워킹 뿐만 아니라, 조직간, 국가간, 대륙간의 폭넓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YPMTP는 MBA과정에서 제공하는 경영관리방법론과 그 구성이 유사하지만, 엔지니어링 업계의 공통된 경영환경을 고려한 사례위주의 교육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교육은 하나의 사례로부터 파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경영자적 시각을 공유하였고, 교육에 참여한 YP는 각자 소속된 기업에서 경험한 사례를 공유하며 다양한 간접 경험이 가능했다. 참여국이 다양한 만큼 그곳의 기업 및 근로자가 처한 환경이 달랐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표준화된 계약관리로서 건설 계약 교육을 제공해 온 FIDIC이, 각 기업과 기업인, 근로자가 처한 환경이 상이함에 따른 특수성 또한 상기 표준화의 입장으로 전파한다는 부분에 의구심이 들었다.
집체 교육 기간 진행된 교육은 실무적인 계약해석이나 경영관리론이 아닌 글로벌 매너, 사람의 성향과 그 성향에 따른 대응방법, 사회인으로서 개인이 지녀야할 자세 등 다소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일부 YP는 교육 내용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였지만, 집체 교육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교육, 예컨대 세계 각국에서 모인 YP의 태도, 팀워크에서 발휘하는 주도성과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얻은 만족감에 고무되어, 기존의 생각과 태도의 틀을 바꾸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였다.
컨퍼런스 기간 중 반복적으로 소개된 주제를 통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로서 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에 각 구성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깊게 고민할 수 있었다. 특히 모 세션의 발표자가 “기술은 기존의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말한 부분에서, 그간의 과정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기술적 변화를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경영자적 시각을 키워주었다는 점에서 YPMTP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끝으로 YP양성이 한국의 엔지니어링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혜안을 보여주며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협회와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