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사건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대표님의 호출로 들어간 사무실에서 일본 출장에 대한 기획을 지시 받았다. 기왕 몇 년 간 구축한 네트워크가 있으니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일본 시장을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 아무리 다른 기능이 있어도 나는 전공으로 일본어를 썼고,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보냈으며, 직전 경력에서 일본회사를 많이 겪은 것은 나의 주요한 경력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이런 일에 힘이 버겁지 않았고, 내 일 같았다.
2.
입사 첫 해부터 연을 맺고 있는 동경도시대학과, 지난 멕시코 행사 때 맺은 인연, 그리고 동행하는 시공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3일 간 짧지만 빠듯한 일정을 채워갔다. 일본의 탑 시공사는 어떻게 스마트하게 건설하는지, 설계사는 어떻게 BIM 설계 시대를 대비하는지, 글로벌 건설 S/W 업체는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고자 했고, 틈틈히 회사를 홍보하며 앞으로 협력 방법을 모색했다.
3.
특히, 동경도시대학에서 i-construction 관련 강의를 하며 맺은 인연이 큰 도움을 주었다. TAISEI사가 JV로 참여한 동경외각 TBM적용 도로현장을 시작으로 AUTODESK JAPAN, ORIENTAL CONSULTANT, TOPCON, YACHIYO Engineering, SHIMIZU, NISHIMATSU까지 다양한 건설산업 구성업체에서 각자 자사의 건설선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현황과 한계를 진솔하게 나눌 수 있었다.
4.
업체 담당자와 미팅 시간을 조율하고, 목적지까지 동행자들을 인솔하고, 괜찮은 식당을 찾고, 통역하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첫 번 째 집결지인 石神井公園駅에서 130km 는 떨어진 후지산을 바라본 기억이 가장 오래 남을 것 같다. 일본 최대 구경으로 동경 외각을 잇는 터널을 보며, 기술이 아닌 언어로 세계를 잇는 어떤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