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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봄이 진이

오스트리아 가족여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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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에서 취리히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예약하고 후기를 찾는데 좀처럼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스위스항공이 27년 만에 재개하는 서울발 스위스 직행 첫 항공편을 예매했던 것이다. 공항 여기저기서 기념촬영소리가 들렸고 첫 비행을 기념하는 선물도 받았다. 처음이라 준비할 게 많았을까, 비행기는 예정된 시각을 지나도 출발하지 않았다.

***First SWISS Flight from SEOUL***

2.
취리히공항에 도착하니 빈으로 가는 항공편이 취소되어 있었다. 항공사는 갖가지 안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고, 공항 Transfer 직원의 도움으로 가족이 함께 묵을 수 있도록 넓은 방을 제공하는 호텔을 잡아 공항을 빠져나왔다. 봄이는 비행멀미와 시차 때문에 짐가방과 침대사이에 쓰러져 있었고, 우리는 눈을 비비며 계획에 없던 일정을 마주했다.
 
3.
취리히에서 반나절을 보내게 된다면 어디가 좋을까. 리마트강을 따라 올드타운을 걷다 보면 마치 바다를 접하듯 취리히 호수를 만나게 된다. 빙하에서 녹아내려온 맑은 강물을 사이에 두고 넓고 오래된 공간과 건물이 이어졌다. 강변에 무심하게 떠다니는 백조들, 일상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가방을 못받아 편한 옷으로 돌아다녔다.

4.
경유지가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라면 아쉬운 김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만 13시간 걸리는 나라에서는 함께 찍은 사진만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오랫동안 머물 것 같았다. 다음 비행일정이 발걸음을 재촉해 취리히 공항으로 향했고 비교적 짧은 비행으로 빈공항에 도착했다. 멀미는 없었지만 시차에는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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