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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의 세월

백수의 기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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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慾

 

진정하자. 아무리 수상안전법강사 자격증으로 대한적십자사 취업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일주일동안 원주에서 춘천까지 새벽차를 타고 다닐 일은 아니다. 중도실외수영장이란다. 갔다오면 일주일은 또 누워있어야 할거다. 이번엔 고민하지 말고 깔끔하게 포기하자.

 

내게 백수 기간은 참 소중하다. 하고 싶었던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하랴 체육관다니랴 내 몸은 주인을 잘못만났다고 하소연 할 지 모른다. 토익을 일단락 짓고 여름이 끝날 때 까지 토르플과 한자, 컴활자격증을 취득해 놔야겠다. 여름이 지나면 봐야할 책이 산더미다.

 

하루에 체육관을 두 번 가는 이번 여름, 더위가 가실 때까지 턱걸이와 평행봉은 쉬기로 한다. 힘이 아닌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고, 철분제까지 먹어가면서 땀을 흘리는데 더이상의 체력소모는 책상 위에서 독이다.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검도 본을 빨리 끝내고 올여름에 유도 초단 심사도 합격해야지.

 

며칠 전 유도관에서 팥빙수를 먹고 그 다음날 그렇게 고생했는데, 오늘도 덥다고 주는데로 받아먹다니 음식 욕심도 이만하면 자해 수준이다. 해야할 건 항상 많다.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용기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다. 부디 이 시간동안 욕심과 필요를 구분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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