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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의 세월

백수의 기록.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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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覺

 

사주에 내가 무기를 들고 살 팔자란다. 학창시절 희망직종란에 경찰과 군인으로 일관했던 걸 어떻게 알았을까. 운명이 내 편이 된 것 같다. 반대로 머리를 쓰는 일은 피곤할 거란다. 회계학원을 중간에 때려치운 건 좋은 선택이었나보다. 그리고 올해 필기시험 낙방의 핑계를 하나 더 얻었다.

 

비교적 눈치가 빠르고 이해력이 좋은편이다. 덕분에 새로운 것 배우기를 즐기고 실력도 중간만큼은 빠르게 오른다. 요즘은 유도와 검도수련에 땀을 흘리고 외국어 공부에 집중한다. 운동과 외국어 학습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반복해서 익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게 적합한 일이다.

 

학생회와 수습기자 생활을 마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사회적기업에서 일한 적이 있다. 약 1년 간 많은 보람을 느끼며 일했지만, 그보다 한가지 깨달음이 나를 학교로 돌려보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비로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주위에선 '아직도 너에게 맞는 옷을 찾고 있구나'라며 고집 그만부리고 적당한 곳에 취직하라고 한다. 고맙지만 이제는 고집의 시기를 지나 일종의 사명감으로 찾는다. 내게 맞는 옷을 찾아 입고, 필요하면 만들어 입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사주팔자도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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