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整理
1월 3일 저녁에 최종면접 결과를 받는다. 매일 마음조리는 날들의 연속이다보니 연말이 겨울의 한 시점에 지나지 않지만, 문득 의미있는 발견을 한 것 같아 기록하기로 한다. 서른이었던 올해, 그리고 이참에 지난 20대를 정리(整理)해 보고 그 속에 있던 나를 알아가고 싶다.
비교받기 싫어하는 성격, 이것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왔다. 그때 배운 드럼, 그때 선택한 해병대, 인터넷 신문사 기자와 러시아어까지. 내게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주어진 틀을 깨고 혁신을 이루기 보다, 주어진 틀안에서 가장 비교받지 않는 자리를 찾아 헤매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선택의 집합이 나를 이루었다. 대기만성을 향해 정진하는 미래의 성공한 어떤 사람이 아니라, 매 순간 나만의 선택으로 특이한 삶의 이벤트를 모으는 수집가 정도가 적당한 평가가 아닐까. 특출나지 않은 평범한 사람, 하지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말이다.
이런 내가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남았더라. 앞으로도 열심히 존재하며 숨기지 않고 살아나가겠노라 다짐한다. 면접결과가 신경쓰여 아무것도 마음에 담을 겨를이 없다. 이제 새 챕터를 써내려가야 하는 시기, 내심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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