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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했습니다. 이사짐 인부들의 도착시간에 맞춰서 일어났는데,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5월이라서 일 것입니다. 들어오던 날도 참 맑았던 기억입니다. 작은 집에 뭘 그렇게 많이 쌓아두었는지, 1톤 트럭 두 대에 이사짐을 가득 싣고 아침부터 나들이처럼 떠났습니다.
짐 옮기기를 마치기 전에 가구가 도착했습니다. 가구를 조립해 주던 아저씨는 아내의 귀국일이라 서둘러 되돌아 가야한다고 했지만, 결국 가구 배치까지 꼼꼼하게 조언해 주고서야 돌아갈 채비를 했습니다. 고마워서 김밥을 손에 쥐어주고 돌려보냈습니다.
함께 고른 대형 냉장고를 아내는 기뻐하며 정리하다, 몇 번 냉장고 안내음과 말싸움하더니 얼마지 않아 전원선을 뽑아놓았습니다. 벌써부터 내일은 뭘 먹지 하며 냉장고 문앞에서 고민할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아무리 가득차도 가족식탁를 생각하는 마음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넓고 밝고 아늑해 아내가 참 좋아합니다. 그것을 잃게 될까봐 걱정되 침대를 정리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해 보니 걱정보다 고마운 일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 보려 해도, 언제부터 내게 그런 기적들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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