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썸네일형 리스트형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는 40대 직장인 1.상사에서 근무한 2년이 채 안 되는 경험이 그 후 내 업무의 밑바탕이 되었다. 담당부서를 운영할 수 없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팀명은 다양하지만 영어나 일본어를 사용해야 하는 모든 업무가 내게 할당되고, 나는 그걸 해내느라 동분서주했다. 처음부터 해외사업부서에 취업했다면 그 본연의 직무 테두리에서 움직였을 텐데, 그렇지 않았던 덕에 나는 해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담당자가 되었다. 2.처음 취업한 곳이 건설과 관련되었기 때문에 10년 동안 이 바닥에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업무들을 엮어가고 있다. 지사와 법인을 세우기도 하고 폐업하기도 하고, 파견을 보내고 외국인도 채용하고, 고객사를 상대로 영업을 하고 계약서류도 검토하고, 직원과 회사의 절세를 위해 들여다본 많은 문서들이 뒤죽박죽이지만 결국 해외업무가 .. 더보기 필리핀 출장기록 1.연초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는지 언제 한 번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말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호텔을 정하고 현지 업체와 일정을 조율하면서도 나의 출장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는데, 원래 계획과 달리 현지 설계사와 시공사와 협력사를 만나는 빠듯한 일정으로 바뀌고 나서야 나의 동행도 뒤늦게 결정되었다. 2.시장을 조사할 겨를도 없이 비행기 표부터 예매하고 동선을 최소화한 곳으로 숙소를 찾았다. 16세기 스페인 통치시절에 만들었다는 성의 안쪽,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를 베이스캠프로 정하고 관광지로부터 대도시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향하는 여정 내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듯한 시차를 겪으며 창밖을 살폈다.3.모든 일정에 30분씩 늦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웃으며 손하트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인도네시아 출장기록 1. 지난해 12월 출장을 이유로 난생처음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해외 사업은 만들지 못했지만, 여름 인턴십과 같은 여러 기획을 엮어 군불을 지폈고, 마침 해외건설협회의 시장개척지원사업에 선정돼 비용 부담도 덜어낸 끝에 얻은 결과였다. 여러모로 긴장한 첫 번째 출장과 달리 두 번째는 다양한 경험을 여럿이 함께 쌓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2.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해도 해외에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짧은 일정 간 여러 곳을 방문하며 나는 출장의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남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경험의 확장과 내부 역량의 축적, 이른바 Globality라고 하는 번역하기 어려운 그것을 남기고 싶었다. 내가 표준이 아니라는 것, 시장의 눈은 나와봐야 안다는 것, 그리고 결국 밖에선 원팀이라는 것. 3. 자카.. 더보기 나는 중간관리자로소이다 1. 다 거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중간, 그 시작점이다. 10년을 넘긴 사회생활은 자기 성장의 권태기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여력도 없이 바쁘게, 고만고만한 하루를 숨 가쁘게 보낸다. 버틴다고 생각도 해보고, 의미부여도 해보고, 관련한 좋은 글과 자료를 읽어보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는 중간관리자다. 2. 새로운 세대는 새롭고 오래 마주한 세대는 낡아 간다. 그 사이에서 갖가지 도표와 사례를 들어 서로 오해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어느 순간 나의 역할을 대신할 또 다른 중간관리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때는 나 역시 낡아있을 것이고, 이해하기를 멈추겠지만 경험만은 나를 도울 것이다. 3. 49:51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일을 하기 위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반대급.. 더보기 멕시코시티에서 보낸 열흘 1. 떠났다. 2019.10.08 - [사회생활] - 2019 FIDIC YPMTP, Mexico city 혼자서 몇 개월 스페인어를 배우고 비행기 티켓을 끊고 현지 민박을 정할 때까지 회사에는 말 못 하다가 결국 휴가를 내고 남미로 향했다. 16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멕시코시티는 데낄라를 양껏 마셔도 모두 증발할 것 같은 가을날이었다. 해가 내리쬐지만 시원한, 걷기 좋고 흥얼거리기 좋은 날이었다. 2. 민박집에 짐을 풀고 동네를 훑었다. 하루 먼저 도착한 형님은 Zona Rosa에 대해 이미 많이 조사한 뒤여서 이곳저곳 볼거리 먹거리를 알아내고 동생들을 챙겼다. 맥주며 타코, 향신료 향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지구 반대편에서 온 탓인지 일상이라는 중력에서 벗어난 기분으로 음식을 맛보고 거리를 살.. 더보기 종이 없이 일하기 연습 1. 작년 나의 일하는 방식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회사에서 태블릿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하여간 팀 이름이 문제다. 디지털기획팀이라는 작명은 물론 내 탓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일단 이름부터 정했다. 그리고 장비를 사기 시작했다. 집에서 영상도 보고, 아이가 디지털콘텐츠(게임)에 낯설지 않도록 한다는 핑계도 있었다. 2. 올해는 더 심해졌다. 매년 나눠주는 다이어리도 받지 않았다. 사무용 필기구도 대부분 정리했고(사인을 위한 굵은 볼펜과 몽당연필만 몇 자루 남았다.) 책상 위에는 와이드 모니터만 올려두었다. 책상 위를 비우니 다른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활동과 관심을 줄일 수 있을까. 주의력을 뺏기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더보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장기 1. 입사 후 첫 해외 출장이자 2023년 처음 여권을 꺼내든 일정이다. 지난봄부터 온라인으로만 만나온 협력업체를 한 번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계획하던 중, 해외건설협회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되어 출장계획에 탄력을 받았다.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각오에 많은 걸 준비했지만, 가장 중요한 성과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다. 2. 한 겨울에 떠나온 서울은 이례적인 한파였지만 자카르타는 30도가 넘는 열기로 나를 맞이했다. 회사의 대표단이라는 생각에 출장 기간 내내 바틱과 정장차림으로 업체를 찾았고, 틈틈이 배워둔 인니어로 낯선 방문객의 어색한 인사를 꾸몄다. 2023.07.28 - [공부기록] - 나의 열 번째 언어: Bahasa Indonesia 3. 출장 전부터 마시는 물과 음식을 조심하라는 말을 .. 더보기 유학생과 함께한 여름 인턴십 1. 우리 회사 기획실 업무의 장점은 자기가 책임질 수 있다면 원하는 일을 벌여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을 조사했지만 진도가 더디고 막막했다. 원하는 분야가 분명하다 보니 자세한 조사가 필요했지만,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가 관건이었다. 해외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하면 도움이 될까 찾아보다 오히려 현지인과 함께 조사하는 방법으로 생각을 바꾸니, 자연스럽게 모교의 인턴십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2. 두 명의 인턴 대상자를 선정하고 개별로 일정을 조율하다 사전미팅을 핑계로 한 자리에 모았다. 보통 겨울에 공개 콘테스트하듯 인턴을 초청하는데, 이번은 특이한 경우다. 특히, 다음학기 졸업을 앞두고 논문작성으로 바쁜 시기에 인원을 특정해 초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몇 마디 못하는 ..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