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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의 세월

백수의 기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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忍耐

 

시간이 상대적이란 말은 심리적으로 참이다. 1시간으로 제한된 시험에서 종료 50분 전과 5분 전에 느끼는 시간의 상대성은 분명하다. 수많은 시험에 단련된 우리에게 정직하게 흐르는 절대적 시간 '1분, 1초'보다, '지금 즉시, 여유롭게' 등의 상대적 표현이 더 익숙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험생활을 굳이 카운트다운 하자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그 사이를 쪼개 수많은 '지금 즉시'를 만들어 인터벌을 하듯 달리다가 가끔 멈춰 서서 많은 직업에 나를 대입해 본다. 다행히 그 수는 제한적이다. 이마저 무제한이었다면 나는 아직 끝없는 미로를 헤매고 있었으리라.

 

일본어를 잊지 않으려고 일본 만화를 꾸준히 본다. 요즘은 '나루토'라는 닌자이야기에 빠져있다. 닌자를 일본어로 忍び(shinobi)라고 하는데, '참는자'라는 뜻이다. 주인공인 나루토는 최고의 닌자가 되기위해 고된 수행을 참고있다.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참고있는가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나는 어떤 모습인가. 시간의 심리적 압박에 못이겨 가장 적절하게 대입한 모습이 아닌, 모두가 무리라고 하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모습. 오늘도 마음 속에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꽤 멋진 남자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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