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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의 세월

백수의 기록.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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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慣

 

텃밭에 토마토가 발갛게 익었다. 아침이면 잘 익은 녀석들을 골라 따오는 게 일상이 되었다. 비가 한바탕 내리고 날이 더워지니 방울토마토가 쌀알처럼 달린다. 아침저녁으로 갈아마셔도 남는다. 음료수 대신 생과일주스를 마시게 된 것은 집에 있게 되면서 생긴 좋은 습관(習慣)이다.

 

아침을 먹고 한자를 왼다. 한자 시험이 끝나도 동양고전을 읽으려고 미리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오전에 중국어 공부가 끝나면, 점심을 먹으면서 러시아어 방송을 듣는다. 쉬고 싶을 때 미국드라마를 보고, 잠들기 전에 한시간씩 일본어 소설책을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체육관에 다니면서 일상에 리듬이 생겼다. 때로 공부가 안되 운동만 하는 날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땀을 흘렸으니 그날은 잠이라도 푹 잘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체육관에 가는 것이지만, 체력이 관건이다. 천천히, 빠지지 않는 습관을 가지려 한다.

 

습관화는 나의 필승전략이다. 하지만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했을까. 참는 것도 습관이고, 펴는 것도 습관이다. 바라는 그 모습을 닮고자 시나브로 몸에 밴 작은 것들이, 지구력을 가진 잔근육처럼 오랫동안 나를 세워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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