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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눈앞에 많은 단어들이 떠올라 머리속이 참 번잡하다. 그럴 때마다 그들을 잘 엮어 한 문장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엮지 못하고 그 때의 감상까지 잊고 만다. 어찌됐건 생각이 많은 건 사실이고 글쓰는 일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도 "그 때"의 생각을 뒤지느라 바쁘다. 머리속이 미로 같고 이따금 부딪히는 상념들이 내 일을 방해한다. 참 별 것 든 것도 없으면서 어디에 숨겨 놓는 건지, 간신히 꼬리를 잡아도 금새 몸통을 감춘다. 중요한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혹시나 해서 서점에 들렀다. 창원에서 제일 큰 곳이라 한다. 습관처럼 많은 책들을 만져보고, 제목을 읽어보고, 두 세 페이지를 넘겨본 후 돌아 나왔다. 나의 독서는 늘 이런 식이다. 지식보다 감흥을 찾아 들러보는 것이다. 깊게 많이 알지 못하는 지식의 태생적 결함이 여기 있다.
사람을 만나는 방식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불안함이 불쑥 찾아왔다. 누군가를 나의 깊숙한 곳에 초대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그곳도 내게는 비밀장소다. 어쩌면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잉태된 것인지 모른다. 사람답게 살라는 일종의 씨앗이라면, 잘 키워서 좋은 열매를 맺고 싶다. 당신 말이다.
마창대교 아래, 마산 너머 석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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