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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nuriCaleb

미리떠난 아웃리치<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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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가족은 온누리 교회에 다닌다. 봄이가 자라는 동안 서빙고에 다니며 주말예배만 드리다 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선교합창단 모집공고를 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 건지, 순서는 정확지 않지만 작년 가을부터 매주 화요일 연습에 나간다. 직장과 거리가 멀다는 핑계로 성실하게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어느새 2학기가 지났다.
 
2.
매년 러브소나타에 참가할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올해는 우리 합창단도 함께 하게 되었다. 본식이 끝난 뒤 현지 교회에 방문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후속팀으로, 주말 동안 고베지역 교회 세 군데에 방문하는 일정이다. 금요일 오후 반가를 내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기대와 긴장이 교차했다. 일본 교회에 가는 것은 20년 만이다. 그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

타몬복음교회에서

3.
교환학생으로 요코하마에 머물 때 요코하마 온누리교회를 다닌 것이 온누리교회와의 첫 인연일 것이다. 그때 어깨너머로 보던 인터넷 방송 구상도가 지금의 CGNTV 시스템의 초안이 되었고, 아웃리치로 겹겹이 쌓아온 관계 위에 러브소나타가 시작되었다. 교회의 문밖을 서성이던 유학생에서 성인이 되어 일본교회를 방문한다는 것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4.
그렇게 처음 만나는 목사님과 성도들은 손님인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우리는 그동안 연습한 찬양을 저마다 간직한 청년의 마음으로 힘껏 불렀다. 열명 남짓 모인 성도들과 교제하며 몇 마디 나눈 대화에는 걱정보다 기대감이 더 컸고, 대부분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했다. 이런 만남을 위해 주저 없이 일상을 뒤로하고 떠나온 것이다.

타몬복음교회 목사님과 성도분들

5.
무작정 동행한 일정이지만, 조깅하고 볼만한 곳을 찾아다니는 수고는 아끼지 않았다. 이곳저곳 돌아다녀서 다양한 기억을 남기고 싶었다. 아침에 달려본 이진칸 거리와 밤에 내려다본 야경은 일본 초창기 개항지로서 고베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국적인 건물들과 일렁이는 불빛들의 조화가 곁에 있던 사람들과의 잔잔한 배경으로 기억에 남는다.

일본3대 야경이라고 한다
이진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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