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하는 게 대세다. 하지만 생각하자마자 실천에 옮기고야 마는 행동파,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책임파에게는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바로 그 생각의 검증이다. 생각한 일을 실천하며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한다면 최소한 두세번은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자신의 심신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는지 물어봐야 계속 할 수 있다. 사랑은 지치지 않을지라도 사람은 지치게 마련이다. 특히 자신이 행동에 의문이 들고, 그 선택이 옳았는지 계속 고민된다면 곱절로 지치고 곧 손을 놓게 될 것이다. 이럴때 '이래서 나는 안돼'라던지, '나처럼 우유부단한 성격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꺼야'라는 등 자신의 능력을 탓하기 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있는 일을 시작할 때 제대로 검증했는지 물어보자. 자신을 '우유부단한 사람','끈기없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 만큼 매사에 추진력을 잃게하는 건 없다. 오히려 그대는 매우 실천력이 좋은 사람이며, 하고자 하는 일에 책임감이 두꺼운 사람이다. 다만 스스로 검증하지 않은 선택이 브레이크가 되어 추진력을 잃게 만들고, 결국엔 당신의 행진을 멈추게 한 것 뿐이다.
나는 결국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때 한 번 더 생각해봤더라면, 당장 실행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을 조금만 참았더라면,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영영 없을 것 같은 생각을 버렸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어느 누가 말했던가 인생은 B to D라고. Birth로 시작해 Death로 끝나는 인생 여정에 Choice의 연속이라고. 모든 게 선택이고 나는 그동안 내 생각대로 선택한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두며, 그걸 배우기 위해 대학에 갔노라고 떠들어왔지만 결국은 그 틀이 나를 더 후회하게 했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엔 선택만 있는 게 아니라 깊은 고민과 사려깊은 혜안, 남의 지혜를 통해 배우는 것들까지, 생을 위한 무수한 노력이 있다. 그것이 없는 직감과 무모한 도전, 책임지지 못할 선택은 잘못된 결과로 끝나지 않고 자신으로 하여금 더이상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게 한다.
오랜만에 나를 되돌아 보던 중, 모든 것이 중도하차로 끝나 있는 길을 발견했다. 그 길에 서있는 열차는 뭔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과 그것을 실재 움직여 해내야 하는 몸, 그 사이에서 때론 힘을 주고 때론 기운빠지게 하는 마음의 삼박자가 어긋난 상태였다. 나 외에 다른사람에게서 추진력을 받아 힘겹게 굴려오던 바퀴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이 홀로 있고 나서야 비로소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알았다. 뜨거운 엔진은 어느 방향이라도 주어지면 달려나갈 기세이고, 날선 바퀴는 어떤 길에서건 미끌어지듯 나아갓 듯 날렵했지만, 이미 오래전에 홀로 남겨둔 운전대는 방향을 잡아주고 끝까지 함께할 사려깊은 운전수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게 나였건만.
이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다. 때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해야 한다. 좀 더 영리하게, 좀 더 깊게 고민하지 않았던 순간의 선택은, 오히려 그런 노력을 하기 싫어 던진 무책임에 불과하다. 깊이 생각하자. 그리고 나서 생각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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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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