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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감상문

김동인의 단편소설집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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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단편소설 세상에 살고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못생겼다. 그 겉모습에 대한 것은 「광화사」에서 ‘극도로 추한’ 얼굴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것이 있을 뿐이지만, 하나같이 무력하고 게으를 뿐만 아니라 자기의 상대여성을 비극으로 이끄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추남이다.

김동인이 남자이기 때문에 그 스스로 맡아온 역겨운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구한말을 지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조금씩 변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그리려다 보니 자연히 남성의 못난 면을 두드러지게 보여준 건지는 알 수 없다. 어찌됐든 같은 남자로써 ‘그렇게만 살지 말자’고 다짐한 것이 가장 큰 독후감이다.

젊은 나이에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작가 김동인. 그리고 그리 길지 않았던 그의 인생에서 쉴 새 없이 찾아온 실패를 감내했기에, 그는 운명의 힘을 적었나보다. 그리고 그 운명은 그 때문에 주로 비극적인 모습을 하고 있나보다. 그의 글속에서 운명적인 삶을 담담히 살다간 사람들의 인생을 보며 나도 모르는 사이 몇 년의 인생을 얻은 듯하다. 사람들은 또 다른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 책을 읽는가보다. 또 운명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그 나름의 손자병법을 찾으려 손에 책을 쥐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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