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성공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소개,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의 정의를 소개한 사회적 기업 입문서다. 평소 신문을 챙겨 읽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해선 들어본 적 있으나,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름이 생소하게 다가온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임원이었던 존 우드가 지구촌 빈민 지역에 도서관을 세우기 위해 설립한 룸투리드(Room to Read)와 얼 마틴 팰런이 하버드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변호사의 안정된 길을 버리고 빈민층 자녀의 학업을 돕기 위해 설립한 BELL(Building Educated Leaders for Life) 등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비상식의 현장을 따라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 모양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책 절반 이상을 할애한 다양한 사회적 기업과 기업가의 사례를 보고 나면, 그들로 부터 도출한 ‘성공한’사회적 기업과 기업가가 되기 위한 조건, 주의사항을 들을 수 있다. 덧붙여 4섹터론을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사회적 기업 육성안을 제시하는 구성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도서관 제국’으로-존 우드
2장 세상을 바꾸는 ‘보노보 기업’
-가난한 사람들의 손으로 빈곤을 물리친다.-그라민 은행
3장 세상의 난제에 도전하는 사회적 벤처
-사회적 기업가는 누구인가
4장 사회적 기업의 신 생태계, 제4섹터
-사회적 벤처 캐피털의 등장
책장을 넘기며 1년 전 처음 사회적 기업을 만났을 때 느꼈던 전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과는 조금 다른 자세로 책과 현실을 저울질 하며 살펴보게 되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 한마디에 고향에 있는 회사에 이력서를 낼 정도였던 그때에 비추어 열정이나 무모함이 줄었다고 할 수도 있고, 세상물정 모르던 순진한 눈을 조금 떴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 상생과 평화의 가치를 믿으며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과, 그곳에서는 항상 능력 있는 사회적 기업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성과 진실함을 갖추고 있고,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사람이라면 당신은 사회적 기업가다. 사회적 기업은 그런 사회적 기업가가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만든 조직에 불과하다. 비인간적인 상식이 통용되는 이 세상에서, 기왕 인간의 탈을 벗을 거라면 보노보의 가면을 써 보는 건 어떨까. 보노보의 세상에서 성공하면 나만 좋을 뿐만 아니라 남도 좋다. 그거 꽤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