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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능내역 예쁜옷으로 갈아입고 능내역을 찾았다.마을에서 바라 본 모습보다 기찻길 건너로 보이는 모습이 더욱 아늑한 것이,마치 우리집에서 찍은 가족사진같다. 오래된 의자와 사진이 있는 자리에 함께 앉아 타이머로 설정한 10초 동안 수십가지의 표정이 지나갔다. 역사 안으로 들어오는 노을에오래된 사진의 주인공처럼 앉아있었다. 기찻길을 건너면 기차 모양의 까페가 있다. 누가 그린 토끼 그림인지, 앞에 있자니 귀여운 설정이 되었다. 로미와 나는 하늘이를 바라보고 하늘이와 토끼들만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도로를 수없이 오가며 남긴,우리 함께 걸어가는 사진. 더보기
2016년 여름, 광릉수목원 여름휴가 마지막 날 광릉수목원을 찾았다. 아마 몇 년은 기다렸을 것이다.처음 이름을 알고나서 줄곧 이날을 기다렸다. 만삭사진을 찍는다는게, 풍경사진을 찍고 왔다.가장 조화로운 장소를 찾아 가장 조심스럽게 있었다. 구석구석 의자가 있고, 우린 조심스럽게 까불었다. 군데군데 이런 설정을 할 수 있는 비밀의 화원이 있어서, 본연의 만삭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먼 훗날 또다른 모습으로 앉아있겠지만,부부는 가족으로 한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건 변함 없을 것이다. 수많은 설정을 뒤로한 채 남아있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마무리는 훈훈하게 그날의 먹방:) 더보기
바디프로필 촬영기 가장 많이 묻는 말은 '왜 찍었냐' 이고, 그 다음은 '얼마나 오랫동안 준비했냐' 그러나 기억에 남는 물음은 '이 다음은 무엇이냐'이다. 왜 찍었는지는 가장 불분명하다. 분명 이직을 하고 점심시간에 웨이트트레이닝(이라고 해봐야 고작 30분이다.)을 시작했지만, 직장인이 어떤 전문적인 관리도 바랄 수 없는 상태에서 그저 습관처럼 운동했다. 다만, 이전보다는 나아져야겠고, 기록해야겠고,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전부다. 다니는 헬스장에서 추천을 받아 다녀왔다. 연차도 내서 그날은 재미있는 하루를 만들겠다 마음먹었다. 이게 그 이유다. 말 많은 인바디로 측정해서 다른 건 모르겠지만, 촬영 준비 막바지에는 63kg까지 내려갔으니, 처음 헬스장에 등록한 2014년 11월에 비해 10kg은 빠진 셈이다... 더보기
덕수궁 집안일은 나도 좋아하니 그 일로 마음 바쁘지 않았으면 좋겠다.벌어오는 거라야 눈에 뻔하지만, 마음 졸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많은 일들이 머리 속에 가득하지만, 그 중심엔 가족이있다.하루를 빼서 온종일 여행하고 싶지만, 외근나온김에야 함께 걷는다. 계획한 길대로 다니지 않았지만 내걷고 눈길닿는 곳곳에 내가 준비하지 않은 즐거움이 있어서 다행이다.우리가 살아갈 날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서로 준비한 것은 없더라도, 서로를 기뻐하는 즐거운 여행이었으면. 더보기
박진순#2 점심시간에 문방구에서 엽서를 사왔습니다. 오랫동안 계획한 일은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짧은 편지로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을 들여 쓴 편지라 별다른 멋있는 문구는 담지 못했지만, 솔직한 말을 적었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대화할 것입니다. 순모임 첫모임에 가장 많은 분들이 참석하니, 사진을 남겼습니다. 로비에서 찾기 쉽게 양복을 입었습니다. 한껏 웃은 표정이며 헤어스타일은 어색하지만, 일부러 나이들어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인사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교회 동생으로 섬기고 싶었습니다. 순모임 동안 어색하지만 웃으며 대화하니 마음이 조금 열린 것 같습니다. 즐거운 순, 반응하는 공동체, 활기차고 재미있는 순, 들어주고 마음을 풀 수 있는 순이 되길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 더보기
박진순#1 거실에서는 아내가 두꺼운 옷을 입고, 핫팩을 끌어안고 잠들어 있습니다. 잠에 들면서도 내일까지는 나아야한다고 약을 한 번 더 먹겠다는 걸 말렸습니다. 내일은 새 순원을 만나는 날이기 때문에, 꼭 나아야 한다고 합니다. 아내도 나도 올해 다시 순장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아내를 통해서 새 순원들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올 한 해 갈렙의 대표였던 형, 오랜 기간 변함없이 섬겨온 누나, 순원 한 분 한 분의 면면이 심상치 않고, 나이도 내가 제일 어린 탓에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순장이지만 가장 몰라서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올해는 무슨 역할이던지 맡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오늘에서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보통의 노력으로는 해낼 수 없으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은 마라톤이.. 더보기
이사했습니다:)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짐 인부들의 도착시간에 맞춰서 일어났는데,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5월이라서 일 것입니다. 들어오던 날도 참 맑았던 기억입니다. 작은 집에 뭘 그렇게 많이 쌓아두었는지, 1톤 트럭 두 대에 이사짐을 가득 싣고 아침부터 나들이처럼 떠났습니다. 짐 옮기기를 마치기 전에 가구가 도착했습니다. 가구를 조립해 주던 아저씨는 아내의 귀국일이라 서둘러 되돌아 가야한다고 했지만, 결국 가구 배치까지 꼼꼼하게 조언해 주고서야 돌아갈 채비를 했습니다. 고마워서 김밥을 손에 쥐어주고 돌려보냈습니다. 함께 고른 대형 냉장고를 아내는 기뻐하며 정리하다, 몇 번 냉장고 안내음과 말싸움하더니 얼마지 않아 전원선을 뽑아놓았습니다. 벌써부터 내일은 뭘 먹지 하며 냉장고 문앞에서 고민할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 더보기
꽃샘추위 출근 길 단상 4월이라 겨울이 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침 바람이 제법 차다. 출근길, 테헤란로를 따라 걸어오며 무심코 가로수를 올려다 보니,입사귀가 잔머리처럼 제법 푸릇하게 돋아 있었다. 나무는 바람으로 잎을 내지 않고, 뿌리로 제 때를 아는구나 싶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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