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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行
페이스북을 다시 닫았다. 다 정리하고 내 할 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나답지 않은 삶이다. 부자연스럽다. 마치 깊은 산속 암자에 홀로 앉아 도를 닦는것 같다. 수행(修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물음을 지나 이 행위의 의미를 묻고 있다. 수행자의 화두처럼.
스마트폰을 쓰다가 피쳐폰으로 바꾸니 외국어공부하기 불편해졌다. 일부러 시대의 단물을 거부하는 단식시위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 집에서 책읽고 체육관에서 땀흘리는 것만이 깨달음으로 이끄는 동이줄인양 나를 감아 묶고 채찍질한다. 그리고 이 자체를 기꺼이 감내한다. 수행자의 자세다.
내 단점은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에 적는 그런 단점이 아니라, 가식과 자기부정을 낳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부드럽게, 자연스럽게라는 말의 반대어다. 고독과 집착이 따라붙는 외로운 말이다. 잘 이겨내면 장점이 될 수 있는 반전있는 단어다.
수영과 유도를 배운것은 인생의 고비를 부드럽게 넘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살을 타듯 유연하게, 힘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역전시키는 柔의 미를 깨닫고 싶어서다. 몸을 죄고있는 억지 수행자의 옷부터 벗어야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는 벌거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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