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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서 세상살기 피곤하다고 생각하다가, 여린 마음 감추느라 착한 탈을 벗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나는 강해지겠노라 찾아간 해병대, 여린 마음을 단련하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되려 독해지는 것이던가.
식당 손설겆이에 하얗게 물이 빠진 어머니의 손톱, 한 달에 30일 막노동을 하시던 새아버지의 굵은 손마디. 여린건지 강한건지 알 수 없는 두 손은 다만 거칠었다.
독하지도 거칠지도 않아 세상살기 피곤하다. 착한 탈 말고, 서른하나에 맞는 처세술이 절실하다. 조금 더 예민하고 노련하고, 깊이 생각하고 움직이라고 스스로 주문한다. 나 같은 남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세상을 배우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내 것을 버려야 한다. 나의 말, 나의 시각, 나의 생각의 틀. 그동안 스스로 그렇게 자랐거나 노력을 톻해 키운 내 세상의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 나를 지키면서 고집을 버리는 것,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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