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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검진을 받으며 보통의 키와 보통의 몸무게, 보통의 시력과 조금 낮은 혈압을 진단받고 특별한 일 없네하며 돌아섰다. 추가 진단은 얼마요 하는 여의사의 말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고 장사 잘하네하며 돌아온 것 뿐이다. 별 문제야 있겠어, 특별한 일 없네 하며.
뭐 특별한 일 없을까 찾아보는 게 일종의 욕심이다. 새로운 것, 그동안 못해본 것, 내가 하면 잘 할거 같은 것, 눈에 띌 만한 것. 마치 그것까지 있어야 삶이 완성될 것처럼, 현실을 미완성,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 것이다. 그러다 오늘이 왔다. 정확히는 사랑챔버와의 만남이 닥쳐왔다.
사랑챔버에서는 칠십여명의 장애인들이 모여 클래시컬 음악을 연주 한다. 발을 구르며 연주하고 눈을 감고 노래 한다. 자리를 못잡고 무대 밖으로 나오기도 하고, 객석을 향에 서 있기도 하며, 연주 도중에 다리를 들었다 놓았다한다. 그런데 관중은 그 모습에 웃지 못하고 눈물을 훔친다.
낮아지는 것이다. 비록 그들보다 높은 객석에서 내려보지만, 그들의 연주를 들으며 낮아지는 것이다. 음정 박자는 세련되지 않고, 넥타이 길이도 제각각, 악기를 잡는 손도, 연주하는 팔동작도 저마다 다르지만 하나도 우스꽝스럽지 않다. 나는 우스꽝스러운 내모습을 감추려고 쉼없이 박수만 치다 돌아왔다.
상경한 보람을 예술의 전당에서 찾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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