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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협력사를 방문하러 짧은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함께 일하고자 하는 지역이 필리핀이라 몇몇 구성원은 화상회의로 접속해 있었다. 서로의 장점과 협업의 가능성을 따지다 문득 일본에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기 위해 일본에 터를 잡는 게 아니라 터를 잡기 위해 일을 찾아온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2.
일본 지역학(정확하게는 일본통상)을 전공했지만 일본 근세기에 해당하는 지난 3~400년 전 이야기는 새롭고 흥미로웠다. 짧은 유학 경험과 회사 업무로 접한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책장마다 지난 경험과 결합해 색다른 문맥으로 다가왔다. 알지만 모르고 몰랐지만 알 것 같은, 가깝고도 먼 나라의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3.
저자는 본인의 경험과 공부한 내용을 적으면서 왜 '학교'라 이름 붙인 한국의 교육시스템까지 언급했을까. 에필로그까지 읽고 나면 저자의 문제의식과 전직 외교관으로서 민감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온 경험의 총아가 단순히 이웃나라 이야기집으로 멈추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읽고 깨우치고 변하라는 일종의 계몽서다.
4.
빼곡하게 밑줄 친 사장님의 두꺼운 흔적은 어떤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 멈춰있는 조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서 본질에 천착한 본연의 기술을 확보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 말이다. 탓하고 변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클리세 같은 문구도 그동안 변하지 않던 일상과 생각에 부딪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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