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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기사들

꿈의 자전거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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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며 환경 지키기는 너부터?”

 꿈의 마이카시대에서 자전거시대로의 회귀다. 아니 진화다. 환경의식의 진화며 공동체의식의 진화다. 왜 환경 얘기하면서 공동체의식까지 들먹이는가. ‘환경’을 의식할 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공동체’를 전제에 둔다는 생각에서다. 즉, 환경보전이란 말엔, 이 사회엔 많은 구성원이 있는데, 함께 잘 살기위해 우리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 속뜻이 있다는 게다. 이런 공동체 의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저 ‘내게 피해주지 말라’는 이기심일 뿐이다.

<평일 출근시간 oo환경청의 모습. 장애인 주차공간은 없고, 자전거 거치대는 한산하다. 윗문단과 대조를 이룬다.>

자전거는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이 들어 왔다. 가게마다 첨단 장비를 동원해 구매자의 신체사이즈에 맞춰 맞춤자전거를 팔고, 주말마다 각종 안전장비를 갖춘 자전거동호회원들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누비며,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는 것. 건강해지겠다는 자기개발의 의지에 더해 휘발유 리터당 1600원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의 지혜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얼마 전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국 자전거일주도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녹색 정책의 일환으로, 더 많은 국민이 자전거를 타도록 적극 권장하고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 환경도 지키고 일자리도 만들자는 게다. 남한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한단다. 이곳저곳에서 자전거 공용거치대 설치, 자전거 도로 정비 등 보완점을 내놓느라 바쁘다. 이대로라면 건강과 환경을 위한 ‘꿈의 자전거시대’가 곧 열릴 법하다.

“전국일주는 4차선, 출근은 차 사이로?”

필자에겐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도심 속 시민들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도로에 넘쳐나는 자동차를 피해 달리면서 흘리는 땀은, 운동 보단 긴장 때문에 더 진해지지 않을까. 한 때 회사원들이 명퇴를 앞두고 퇴근길에 뱉었다는 ‘오늘은 살았다’는 감탄사는 자‧출‧사‧에겐 출근 직후에 쓰는 표현이 됐을 정도다. 더 나아가, 올해 목표를 ‘살아남는 것’으로 세운 소시민들의 숨 가쁜 일상에 ‘자전거를 타자’는 구호는 무색하기까지 하다. 전국 자전거일주도로를 달리기위해 더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하는 그들에겐 한 푼이 아쉬운 세금이리라.

필자도 최근 출·퇴근용 중고자전거를 한 대 샀다. 중고라지만 거의 한 달 치 봉급을 들여 헬멧, 장갑 등 각종 안전장비를 갖추고 나서야 꿈의 자전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해 주지 못하는 도로실정에, 출근길은 같은 아스팔트길이지만 결코 평평치 않다. 인도와 차도,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자전거의 운명이 ‘꿈의 자전거 시대’의 등장과 함께 순탄해지길 바란다. 더불어 모든 시민이 동참할 수 있게 낮은 가격대의 자전거시장이 형성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꿈의 자전거시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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