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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조직을 움직이는 미래에너지] 기업문화Cell 1. 팀과 구성원의 문제를 파악하고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한 달을 회피했다. 여러 증상이 보이지만 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 고민을 끌어안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한 팀원으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한 뒤 모든 것이 내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고민을 지속하기 버거워 숙제를 기한에 맞추듯 보고서를 적었다. 2. 남의 문제로 가득했다.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것들도 나는 문제없다는 식으로 거리낌 없이 타인을 지목했다. 자체 해결은 어려우니 외과수술과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라고 회피했다. 보고서를 송부하며 내 숙제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후련하지 않고 고민은 계속되고 더 심해졌다. 3. 마침 다른 숙제로 이 책을 받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책을.. 더보기
[40대의 달리기.37] 대한경제마라톤대회 1. 20년 만에 마라톤이다. 그 사이 겁 없이 등록한 대회는 있었지만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조깅을 다시 시작하면서 생각의 영역 밖에 있던 것을 마음속으로 끌어들였고, 회사 동료와 계획하다 보니 결국 대회까지 등록했다. 이렇게 긴 시간과 큰 다짐이 필요한가 싶으면서도 그간 막아놓은 둑이 터진 것 같아 후련하다. 2. 1시간 페이서옆에 바짝 붙어 달렸다. 숨은 남는 것 같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리려니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러다 7km 정도부터 조금씩 앞서 나갈 수 있었고 마지막은 남들처럼 힘껏 내달렸다. 대회에 앞서 다짐한 한 가지는 오버페이스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지난주 조깅으로 꽉 뭉친 종아리도 발목을 잡았다. 3. 달리면서 한 명 한 명 따라잡는 게 신기했는데, 가만 보니 나는 내 페이.. 더보기
[이기적 국민] 김민 1. 첫 장을 넘기고 잘못 들어선 길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정치를 말하기 위해 경제와 경영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구성이 마치 강의록 같았다. 저자가 해박하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깊이를 느끼기 어려운 주제다. 몇 시간짜리 강의를 청강한 기분이다. 2. 그럼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곳곳에 남긴 사장님의 밑줄과 표시 때문이었다. 사장님은 꼼꼼하게도 읽었던 것 같다. 그중 몇 개 문장은 아직도 회사에서 사용되고 있다. 글쓴이의 고민만큼 읽은 이들의 고민도 깊었다는 의미에서 좋은 책이다. 3. 구체적인 언어로 강한 주장을 펴내는 저자의 필력이 인상적이었다. 정치와 경제에서만큼은 종교인의 그것처럼 전도사와 같았다. 독자를 깨우치고 그 생각을 바꾸고자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신념으로 가득한 책은 많은.. 더보기
나는 중간관리자로소이다 1. 다 거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중간, 그 시작점이다. 10년을 넘긴 사회생활은 자기 성장의 권태기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여력도 없이 바쁘게, 고만고만한 하루를 숨 가쁘게 보낸다. 버틴다고 생각도 해보고, 의미부여도 해보고, 관련한 좋은 글과 자료를 읽어보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는 중간관리자다. 2. 새로운 세대는 새롭고 오래 마주한 세대는 낡아 간다. 그 사이에서 갖가지 도표와 사례를 들어 서로 오해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어느 순간 나의 역할을 대신할 또 다른 중간관리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때는 나 역시 낡아있을 것이고, 이해하기를 멈추겠지만 경험만은 나를 도울 것이다. 3. 49:51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일을 하기 위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반대급.. 더보기
[40대의 달리기.36] 오래달리기 1. 주말에 마라톤 대회가 있었다. 도로 맞은편에 커다란 수군거림을 마주하니 규모가 큰 대회임을 알 수 있었다. 차선이 좁아지고 차들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달리는 인파의 복장과 자세, 움직임 따위를 살펴보는 게 오히려 재미있었다. 틈틈이 영상으로 달리기를 배우다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 저렇게 10km, 20km, 40여 킬로미터를 달리다니. 늦어도 오전 중에 결승선을 뛰어넘을 모습과 비교하니 나의 달리기 일지가 초라해 보였다. 40km를 한 달 동안 네 번에 나눠 달린 셈이다. 그나마 매주 한 번이라도 달린 게 자랑이라면 조깅 수준으로 달리기를 익히느라 땅을 밟은 시간과 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의 그것과 같았다. 3. 비슷한 거리를 달리면서 호흡과 자세.. 더보기
[9번의 일] 김혜진 1. 사실 나와 같은 나이대의 작가로부터 어떤 조언을 구할 수 있겠다고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장편소설이었고 작가의 회사생활은 짧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회사원이라는 부류의 한 사람의 삶은 작가의 상상력 만으로도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한가. 어떤 의미를 찾는다고 그 많은 밤과 아침과 사무실 생활을 견디는 일상은 그렇게 '그려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었나. 나는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견뎌내려고 하는지 물었다. 2. 자주 가는 카페 사장님이 그냥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다. 대상에 맞춰서 권한 게 아니고 어쩌다 손에 들어온 그런 책에서 나는 내 앞에 10년을 앞서 살아가는 현실의 인생선배를 마주했다. 그의 선택이 이해되고 그의 태도와 일상은 더 이상 남의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나도 그 길 위.. 더보기
[40대의 달리기. 35] 설날 달리기 1. 설날이라고 달라진 것은 없지만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좋은 계기가 된다. 알람이 울리는 바람에 5시 30분에 깼지만 한 시간을 더 누워있다 몸을 풀고 집밖으로 나섰다. 기온도 낮고 공기질도 나빴지만 명절을 마무리하는 나만의 의식이다. 조금 두꺼운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7시 17분부터 8시 8분까지 달렸다. 2. 뒤꿈치부터 딛고 달리기가 무릎에 안 좋다는 글을 읽고 자세를 고쳤다. 몸을 조금 앞으로 향하고 되도록 발의 중앙으로 땅을 밟고 앞꿈치로 내밀면서 달리려 했다. 3km 정도 지나고 나서부터는 종아리가 땅겼지만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속도를 내는 것도 아니고 자주 달리지도 않는데 엄살 부릴 일은 아니다. 3. 고향집 책장을 살피다 읽음직한 책들을 꺼내보니 한 수레였다. 공부고 투자라는 생각이.. 더보기
[입에서 톡 독일어 1] 나의 독일어 학습기 1. 10년쯤 전 독일 출장을 앞두고 사둔 책을 다시 펼쳤다. 올해는 어떤 외국어를 배워볼까 고민하다 눈에 띈 것이다. 잊지도 버리지도 못하던 독일어 책이다. 내가 독일어를 공부한다는 말에 독일인 지인이 "Warum, 왜?"라고 물었다.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낯선 이웃을 조금 더 알아보려고 노크한 것 같다.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보려고 말이다. ​ 2. 입에서 톡 시리즈는 멜론에서 들을 수 있다. 처음 몇 강은 설날 귀경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였어서 Guten tag 정도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Der Des Den Dem을 외면서 복잡한 규칙에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아직 익숙하지 않다. 어색한 것은 어색한 대로, 익숙해지는 건 익숙해지도록 시간을 들이고 있다. ​ 3..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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