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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봄이 진이

봄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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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봄이를 만나고 처음엔 당황했다.

봄이라는 태명으로 1월부터 뱃속에 있던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나는 노력한 것도 없이 아빠라는 이름을 받았다.


10시에 태어났으면 양궁을 권하려 했다.

10월 10일 9시 45분이다. 

조금 더 며칠 더 있을 수 있었는데, 엄마가 힘주는 연습을 많이한 덕에 조금 일찍 세상에 나왔다.


하루 다섯끼 미역국을 주는 좋은 병원이다.

낳느라 수고한 아내와 병원에서 쉬는 동안 하루에 세 번 씩 아이를 만나고,

아내는 그보다 많이 수유하러 오가며 몸을 추스렸다.


자연스럽게 안으려 노력했는데, 어깨가 뻐근했다.

출산휴가 3일 째 되던 날, 무사히 퇴원하고 조리원에 들어갔다.

짐은 두 손에 차고 넘쳤고, 아기를 안은 하늘이는 경직된 몸으로 택시에 올랐다.


나도 이렇게 안고 싶다..

출근 뒤 아내는 아기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점점 엄마가 되어가고,

나는 보내오는 사진을 보며 점점 아빠가 되어간다.


아니,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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