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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기사들

MZ세대가 기성세대에게, 기성세대가 MZ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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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성세대와 MZ세대

1.1. 갈등의 시대

 

세대 간 소통은 조직의 존속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과거 수직적인 상명하복식 소통 방식은 이미 전 근대적인 문화로 치부되고 있고, 기업은 새로운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통 방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구성원은 어느 세대에 속하였던지 처음에는 사회 초년생이었으며,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임에 따라 그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회사에서 말하는 기성세대란 수십 년 동안 한 회사에서 성장하며 조직의 문화를 체득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조직의 문화가 동기화된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방향과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일방적인 의사전달을 정당화하곤 한다.

 

그에 반해 시쳇말로 요즘 세대는 그동안 기성세대가 사회생활에 익숙해지는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교육을 받으며 지역과 국경을 넘는 직‧간접 경험을 쌓아 왔다.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인 개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는데, 이는 기성세대가 이룬 가정에서 그들이 자녀에게 쏟는 교육비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세대의 특징은 우리가 자녀들에게 바라던 모습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할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훈련을 쌓은 세대와 모든 것을 가르치려는 세대의 갈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갈등을 그대로 두는 조직이 생존할 수 없는 시대다. 새로운 세대는 자기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하듯, 회사를 취사선택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회사와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맞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지혜롭게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1.2. 직장생활 동상이몽

 

대한상공회의소의 설문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직장인 5명 중 4명은 회사의 규칙에 공감한다. 이는 20대 직장인의 응답에 비해 27.3%p 높은 수치로, 회사의 규칙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다.(2020년 직장 내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 대한상공회의소) 또한, 세대별로 직장에 대한 가치관도 다르다. 1960∼1970년대생의 50% 이상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생각하지만 2000년대생의 경우 39.1%만이 이에 동의해, 더 이상 직장인에게 좋은 직장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유일한 필수 요소가 아님을 밝혔다.(2020년 세대별 세대차이 현황, 잡코리아✕알바몬 통계센터)

 

이는 세대 간의 '성공적인 삶'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드러낸다. 동일한 설문에 따르면 1960년대생의 경우 '큰 걱정 없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며 가족과 화목하게 사는 삶(35.8%)''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고,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삶(34.0%)'을 성공적인 삶의 1, 2위로 꼽았다. 하지만,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에게 있어 '성공적인 삶'이란 '좋아하는 일, 취미를 즐기며 사는 삶(33.0%)'으로 대표된다.

 

이런 생각의 차이로 MZ세대는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종종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회사 내 기성세대인 40∼50대 직장인의 세대차이 체감도는 각각 69.4%, 67.3%로 MZ세대에 비해 높지만, 세대차이가 업무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는 38.3%, 30.7%로 낮은 편이다. 한편 MZ세대인 20대와 30대가 느끼는 세대차이는 기성세대에 비해 낮았지만, 세대차이가 업무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는 41.3%와 52.3%라고 응답해, 세대차이로 인한 업무상 불편은 아랫세대가 더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2020년 직장 내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 대한상공회의소)

 

2. MZ세대가 기성세대에게

2.1. MZ세대의 일반적 특징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는 '디지털 세대와 기성세대의 사고 및 행동양식 비교연구'를 통해 10대∼20대 등 젊은 층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조사‧발표한 바 있다.

 

첫째, 젊은 층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ICT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문화예술이나 최신 유행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인터넷과 스마트미디어를 이용하는 똑똑한 소비자로 성장한 디지털 세대들은 공감에 기초한 소비를 지향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고심하게 된다.

 

둘째, 인간관계에서 이들은 이웃이나 동향 친지에 대해 다른 세대에 비해 덜 신뢰감을 느낀다. 또한 상사는 부하에게 복종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부하라도 이해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인간관계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비교적 강하다.

 

셋째, 이들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자신들의 경험을 축적하며 사회화되고 디지털 경험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넷째, 예상과 달리 다른 세대에 비해 젊은 층은 삶에서 돈, 권력, 학력 등 세속적 요소들을 더 중시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외환위기 이후에 젊은 층이 부모 등 기성세대들이 경제적 상황에 의해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을 보고 또 듣고 자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젊은 층은 기존 관습에서 좀 어긋날지라도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러한 모험 정신은 이들로 하여금 기존 세대들이 미처 추구하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여정을 찾아가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섯째, 10대나 20대 등 디지털 세대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적 빈곤의 원인을 사회적 구조나 정책적 결함으로 이해하는 편이다. 이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다고 보는 기존 연구와 비슷한 결론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개인적 노력과 함께 사회적 노력도 함께 진행되어야 된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정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 집단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2.2. 직장 내 MZ세대 바로보기

 

미국 세대연구기관CGK(Center for Generation Kinetics)에 따르면 MZ세대는 '경력개발, 자기 가치관과 회사 방향의 일치성, 회사의 사회적 임팩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조사 전문기관 Medium에서는 Z세대(1995년∼2010년생)를 회사에 머물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동기 부여하는 기업문화', '개인의 잠재력 향상', '동료와의 개인적인 친밀감', '기타 보상 정책'을 꼽은 바 있다.

 

MZ세대가 보상에 덜 민감한 것은 아니다. 높은 급여와 각종 혜택,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것은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는 직장에서 자신이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더 바란다는 점이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로서 직장 내에서도 기술적 혁신이 우선 실현되기를 바란다.(finances online)

 

다른 특징으로는 교육과 피드백을 통한 '성장'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홍콩과학기술대) 정기적으로 주당 1시간 이상 스스로 성장에 투자하는 세대로, '신체 건강 관리'에 힘쓰고, '직무와 관련한 강의 수강, 스터디, 독서'를 중요하게 여긴다. (Redefine Work Report 2022, Jandi)

 

한편, MZ세대는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 시간을 단축하거나, 결과물의 품질에 만족하는 등 '본인의 업무 능률이 올랐다고 느꼈을 때' 가장 성장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승진이나 포상 등 업무 성과 보상을 받았을 때', '리더나 동료 등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기업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토스랩)

 

토스랩社가 MZ세대 직장인 1,78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MZ세대는 '내가 수행한 업무에 대해 부적절한 보상'을 받으면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한다. 그 밖에 '회사의 성장이나 비전이 불투명할 때', '회사의 성장이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퇴사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나, 직장에서 '나의 성장'을 느끼지 못하거나 '공정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그들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퇴사를 고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MZ세대''게으른 세대론'이라고 비판받는다. MZ세대는 1982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까지 광범위한 세대가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한 집단으로 묶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나이 그룹별로 나눠 그들의 특성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2010년 대비 2020년에 1년 차 신입사원의 이직 경험률은 37.7%에서 77.1%로 2배 이상 증가했는데('직장인 경력연차별 이직 경험률', 잡코리아) 나이 그룹별로 조직의 문화와 생산성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3. 기성세대에게 전하는 말

 

우리는 한 세대가 아니라 한 개인이다. 태어난 시점으로 세대를 구분하는 것부터 기성세대의 잣대로 평가받는 기분이다. 우리는 한세대의 구성원이 아닌 유일한 개인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정의되는 것은 사양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Identity Nomads(정체성 노매드)로서 '나 자신'이 되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낯선 존재로 여겨지며 우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업무 파트너로서 믿고 맡겨달라.

 

'척하면 척'을 기대 말고 명확한 내 일을 달라. R&R(Role and Responsibility,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기를 바란다. 계약서에 정해진 근로시간, 직무기술서에 정해진 업무와 책임 범위를 지켜주고 가능한 한 업무 매뉴얼을 제공해달라. 막내라고 알아서 움직이기를 바라는 분위기는 숨이 막힌다. 일의 과정을 명확하게 공유하고 알려준다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그 일이 의미가 있고, 조직의 성장과 나의 경력에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소통을 위한 노력은 알겠으나 개인적인 거리는 두자. 가능하면 회사는 일하는 공간이길 바란다. 개인적인 대화로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정도가 지나친 관심과 질문은 사생활 침해다. 물론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상사의 SNS에 '좋아요'를 눌러 달라고 하지 말고, 주말 취미생활을 권하지 말아 달라. 일상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옷깃이 스치면 사과할 일이다.

 

야근 시간이 업무에 대한 열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일에 대한 열정은 기성세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업무에 대한 열정이 곧 시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면 야근도 할 수 있지만 그걸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유연 근무제를 경험하니, 회사에 앉아있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이라는 공식에 의문이 생겼다. '내 시간'이 없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오래 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3. 기성세대가 MZ세대에게

3.1. 기성세대 : 배우고픈 '어른'·피하고픈 '꼰대'

 

한국 사회는 한국전쟁, 빠른 속도의 산업화와 민주화로 80년대 이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 세대에게는 경제적 성공과 자녀의 교육, 계층 상승을 통한 자수성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하지만 그 과실을 먹으며 자라난 세대는 부모 세대의 이러한 획일적 가치관에 저항했으며, 외환위기로 대변되는 성장 위축 등을 보면서 목표를 수정하고 개인의 취향과 삶의 만족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회사가 먼저 대학 졸업자를 모셔가기 위해 경쟁하던 시기에 기성세대는 회사생활에 올인(All-in)했으며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고 회사를 집처럼, 동료를 가족처럼 여겼다. 일주일에 하루를 쉬면서(2004년 7월 주 5일제 시행), 야근이 아니면 회식, 영업과 접대를 이어가며 일과 삶을 분리한다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 성장하는 사회, 기업 속에 있다 보니 나름의 성공하는 공식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새롭게 습득해야 할 지식이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시대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게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으로 팀을 이끌거나 그들과 공존할 수 없다는 걸 느끼며 나름의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회의실에 모여 앉아 회의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부하직원들의 의견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의견을 나누곤 하지만, 모바일 채팅으로는 제대로 의견이 교환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과거 후배 직원에게 말버릇처럼 하던 반말을 이제는 존댓말로 바꿨다. 후배 직원이 항의하면 인사팀의 '경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사하자마자 회사의 자유로운 휴가제도를 설명하는 것은 필수다. 물론, 휴가 사유를 묻는 것은 금기다.

 

기성세대도 처음에는 신세대였다. 1992년 9월 6일 자 조선일보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권리만 주장'하고, '이기적'이며, '예의를 모르고', '감각적으로 사물을 판단', '일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적고 있다. 당시 기성세대 중에는 젊은이들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이 85.7%나 되었다고 한다. 캠퍼스의 낭만을 알고, 사회 부정의에 대항해 개혁과 혁명을 외치던 386세대(1990년대에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에 태어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세대)가 이제는 배우고픈 '어른' 아니면 피하고픈 '꼰대'라고 불린다.

 

3.2. MZ세대에게 전하는 말

 

우리도 한때 젊었으나 나이 듦은 처음이다. 기성세대의 막내 격인 297세대(1990년대에 20대, 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자)는 '당당하고 솔직하며, 취향이 분명하고, 개인적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또한, '내가 중요한 만큼 타인의 다양한 선택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2004년판 현대시사용어사전, 동아일보사) 표면에 드러나는 많은 문제는 세대차이가 원인이라기보다, 서로 익숙한 매체와 관심을 갖는 주제가 다른 탓이라고 생각한다.

 

용기를 내어 자기주장을 펼쳤으면 좋겠다. 우리도 들을 준비는 되어 있다. 다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통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기성세대를 위해 함께 소통의 실마리를 풀어가기를 바란다. 특히 회사에는 말을 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자기 소신이나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데,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본인의 마음과 생각을 알리고 표현해주면 좋겠다. 한마디 말로 소통의 길이 열리리라 생각한다.

 

변화를 위해 MZ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직장인에게는 직장에서 쌓은 경험이 자산이다. 그리고 이것을 버리거나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지만 경험과 관행으로 일하던 방식이 변화하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앞으로는 더 잘 안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변화하는 시대에 성장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MZ세대가 조직의 주축이 되어달라. 처음에는 잘 안될 수 있지만, 일단 해보고 수정하고 다시 해보고 수정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보자.

 

기성세대의 고민도 이해해달라. 어느 시대에서든 젊은이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이해할 수 없는 생활방식으로 기성세대에게 물음표를 안겨준다.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은 언제나 기성세대의 숙제다. 특히, MZ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에서 이제껏 없었던 방식으로 자라난 세대이다. 그들에게 당연한 것들이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MZ세대도 몇 년만 지나면 조직의 기성세대가 될 것이다. 회사와 후배 사이에서 융합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답을 함께 고민하자.

 

4. 함께 일해야 하는 우리

4.1. 변하는 세대와 변하지 않는 기업문화

 

국내 기업 중 ESG 보고서를 발간한 55개 기업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 임직원의 63%는 '3040세대'로 나타났다.(한국CXO연구소, 2021.08) 또한, 미국 통계청은 2025년에는 MZ세대가 전 세계 노동인구의 75%를 넘어설 것을 예고했는데, 이는 일자리에서의 세대 변화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 기업문화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기업 구성원이 변화함을 예견한 것이다.

 

우리 회사에 근무 중인 MZ세대의 구성비율 또한 매년 5% 이상 늘어('20년 17%→'21년 22%→'22년 27%), 이와 같은 추세라면 향후 5년 이내에 MZ세대가 기업 구성원의 과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구성이 바뀜에 따라 기업 문화가 자연히 변화하고 세대갈등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근거 없는 기대에 불과하다. 오히려 한국사회는 극심한 '비동시성의 동시성'(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사회적 요소들이 같은 시대에 공존하는 현상)이 여러 세대 간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대갈등은 '변화된 구성원‧환경''변화하지 못한 기업문화' 간의 부조화를 원인으로 한다. 시대가 바뀌고 구성원이 변화하는데 조직은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꼰대', '요즘 것들' 등 개인 간 갈등으로 해석하며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에 노력하지 않은 결과다. 이제 MZ세대의 요구사항에 맞춤형 지원을 하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세대를 품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접근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4.2. '가족'같은 회사에서 '프로팀'다운 회사로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가족 같은 회사에서, 리더는 지시를 내리고 자식을 챙기는 '아버지'와 같고 팔로워는 그 그늘 아래 머무는 '자식' 같았다. 따라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중요하고 변화‧다양성 대신에 관계‧서열 기반의 업무 관행이 조직문화로 형성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업무목표가 불투명하고, 프로세스는 두루뭉술하다. 성과 보상마저 온정주의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프로팀과 같은 회사의 리더는 '프로팀 코치'와 같다. 팀 목표 달성과 선수 육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르는 팔로워는 마치 팀의 성과를 창출해 자기 몸값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프로선수'와 같다. 성과를 내기 위해 유연성과 개방성은 경쟁력이고, 목표와 업무 기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은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각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며 공정한 평가로 보상하는 문화를 갖는다.

 

'프로선수'들은 명확한 소통으로 업무 퀄리티를 올리고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Future of Work 2022, IDG) 이런 '프로'들로 이루어진 '프로팀'과 같이 기업 문화를 재정립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직장 내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에서 제안한 프로팀 기업문화를 위한 5R 실천을 주문한다.

'직장 내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대한상공회의소

세대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노력뿐 아니라, 조직문화의 변화가 요구된다.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계기를 넘어,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음은 더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그동안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졌으니, 이제 적극적인 행동의 시간만이 남았다.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날 선택지가 모두의 손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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