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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봄이 진이

후쿠오카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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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 이사를 마치고 벼르던 평일 여행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수입이 생기기도 했고, 처음으로 처가댁을 모시고 싶었는데, 비교적 가까운 후쿠오카라면 한 번 다녀올만했다. 급히 여권을 갱신하고 내 짐만 챙기는 것만 신경 썼더니 아내에게 미안하다. 장모님과 어린 딸을 데리고 처음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어려운 일은 모두 맡긴 채였다.

 

2.

유치원 졸업을 앞둔 딸아이에게도 첫 해외여행이었다. 자기 몸만 한 캐리어를 끌고 국제공항 이곳저곳을 누비는 모습에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신선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비행은 짧았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마주한 날씨는 서울보다는 따뜻했지만 그늘진 곳은 제법 냉기가 느껴지는 초겨울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따뜻한 음식을 찾아 하타카역으로 향했다.

그시절 항상 안고 다니던 멍멍이와 함께

3.

일본에서 유학했지만 말이 통할뿐 초행길인 후쿠오카는 넓은 역과 높은 쇼핑몰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간단한 식사부터 인터넷에서 찾아본 일본 약, 특산품을 찾아다녔고, 봄이는 이곳저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즐겼다. 다섯 명이 움직이려니 차편이 마땅치 않았는데, 택시 두 대에 나눠 타고 다니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지리 탓에 유독 멀미가 심했다.

 

4.

온천을 즐기지 않아 교외로 향했다. 다자이후(太宰府)는 학문의 신을 모셨다고 하는데, 토토로 기념품만 잔뜩 사들고 일본식 풍경을 찾아다녔다. 일본 여행은 작은 골목 하나만 있어도 시간을 보내기 좋다. 어쩌다 오래된 건물에서 고집 있는 주인이 오랜 시간 영업한 장소를 찾는다면 그날 일정은 성공한 셈이다. 다행히 이날은 그런 곳을 찾았다.

개성있는 복장덕에 같이 안다니면 가족인줄 모를듯.

5.

2박 3일 짧은 일정의 마지막 날은 숙소 근처 조용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캐널시티까지 걸어가며 여행을 정리했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주말 여행객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색적인 경험을 찾아 오가는 사람들이겠지. 타코야키도 모쯔나베도 크레페도 명란젓도 함께해 특별한 맛이었다. 봄이에게는 호텔 조식이 가장 맛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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