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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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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입사 후 첫 해외 출장이자 2023년 처음 여권을 꺼내든 일정이다. 지난봄부터 온라인으로만 만나온 협력업체를 한 번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계획하던 중, 해외건설협회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되어 출장계획에 탄력을 받았다.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각오에 많은 걸 준비했지만, 가장 중요한 성과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다.
 
2.
한 겨울에 떠나온 서울은 이례적인 한파였지만 자카르타는 30도가 넘는 열기로 나를 맞이했다. 회사의 대표단이라는 생각에 출장 기간 내내 바틱과 정장차림으로 업체를 찾았고, 틈틈이 배워둔 인니어로 낯선 방문객의 어색한 인사를 꾸몄다. 2023.07.28 - [공부기록] - 나의 열 번째 언어: Bahasa Indonesia

인도네시아 독립기념탑 모나스(Monumen Nasional)

 
3.
출장 전부터 마시는 물과 음식을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 양치도 생수로 했는데, 찾아간 곳마다 커피와 음식 맛이 입에 잘 맞았다. 자카르타 내외부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었고, 호텔에서도 밤에 보고서를 쓰면서 피곤했는지 몇 번 소화불량이 있던 것을 빼면 아무도 아픈 사람 없이 계획대로 출장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4.
한국인, 공무원, 협력사와 도움을 주는 현지인까지 많은 사람을 만났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가능한 모든 만남을 소화하려 했고 가는 곳마다 사진과 회의록을 남겼다. 말로 나눈 대화 너머 각자의 관심도와 호감을 알아채기 위해 촉각을 세웠고 출장의 실질적인 결과물과 연결 짓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4박6일간 380km를 움직이면서 만난 사람들

 
5.
몇몇 발주처 방문 계획을 저녁식사를 겸하면서 시간을 확보한 덕에 귀국일 오전 잠시 바람을 쐴 수 있었다. 자카르타 역사박물관과 Cafe Batavia를 찾았다. 1805년부터 있었다는 건물에 자리 잡은 오래된 카페 창가에서 광장을 내려보며 이들의 역사를 알 수는 없지만, 더 알아 가고 싶다는 호기심을 일으키기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6.
공항은 밤늦게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여행객과 나와 같은 출장자로 붐볐다. 게이트 옆 서점 한켠에는 인도네시아를 알리는 책이 진열돼 있어 남은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도시와 그 역사에 매력을 느낀다. 변화한 결과를 보는 시대에 태어나 인프라를 기획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토목 기술자 선배님 덕에 못보던 도시의 인프라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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