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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멕시코시티에서 보낸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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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Angel de la Independencia

1.

떠났다. 2019.10.08 - [사회생활] - 2019 FIDIC YPMTP, Mexico city 혼자서 몇 개월 스페인어를 배우고 비행기 티켓을 끊고 현지 민박을 정할 때까지 회사에는 말 못 하다가 결국 휴가를 내고 남미로 향했다. 16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멕시코시티는 데낄라를 양껏 마셔도 모두 증발할 것 같은 가을날이었다. 해가 내리쬐지만 시원한, 걷기 좋고 흥얼거리기 좋은 날이었다.

Bosque de Chapultepec
Alameda Central
Palacio de Bellas Artes

2.

민박집에 짐을 풀고 동네를 훑었다. 하루 먼저 도착한 형님은 Zona Rosa에 대해 이미 많이 조사한 뒤여서 이곳저곳 볼거리 먹거리를 알아내고 동생들을 챙겼다. 맥주며 타코, 향신료 향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지구 반대편에서 온 탓인지 일상이라는 중력에서 벗어난 기분으로 음식을 맛보고 거리를 살피고 사진을 찍었다.

Piramides de Teotihuacan

3.

숙소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해 유적지를 찾았다. 덥고 건조한 날씨 덕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피로를 보상받았고, 몇 시간이지만 여행의 피곤함보다 탁 트인 공간이 주는 해소감이 컸다. 과거에는 무시무시한 행사가 벌여졌을 곳에서 먼 곳을 내려다보니 마치 내가 왕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La Gruta

4.

유적지에서 내려오면 동굴에 레스토랑이 있다. 알록달록한 의자색이 여느 식당과 달랐는데, 근사한 서비스며 음식맛이 제법 격식 있어 외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것 같았다. 다만 초록색 채소통을 무턱대고 뒤지다가는 그 사이에 섞인 원조 할라피뇨에 큰코다칠 수 있다. 원래 매운 음식에 약했던 나는 그걸 간과한 대가로 한동안 화장실 신세를 면치 못했다.

Xochimilco

5.

멕시코시티는 어느 방향에서도 바다와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뱃놀이터가 있어 외국인뿐 아니라 현지인의 휴식처가 된다. 하천냄새가 심하지 않았고 간간이 들려오는 옆배 잔치소리가 흥미로웠다. 마음에 여유를 찾으러 오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뱃놀이도 여유롭다. 내가 흔들릴 땐 배도 흔들린다.

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

6.

멕시코시티에 오면 국립 인류학 박물관에 꼭 들른다 한다. 숙소 근처에 있었지만 시간을 내기 어려워 귀국하는 날에야 들렀다. 규모도 컸지만 인상 깊은 전시도 많고 공간활용이 다채로워 시민의 놀이터가 됨직했다. 미로와 같은 전시공간에 숨어서 이다음 나중에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남겼다.

Zoc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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