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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감상문

[기업문화, 조직을 움직이는 미래에너지] 기업문화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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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과 구성원의 문제를 파악하고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한 달을 회피했다. 여러 증상이 보이지만 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 고민을 끌어안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한 팀원으로부터 면담을 거절당한 뒤 모든 것이 내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고민을 지속하기 버거워 숙제를 기한에 맞추듯 보고서를 적었다.

 

2.

남의 문제로 가득했다.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것들도 나는 문제없다는 식으로 거리낌 없이 타인을 지목했다. 자체 해결은 어려우니 외과수술과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라고 회피했다. 보고서를 송부하며 내 숙제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후련하지 않고 고민은 계속되고 더 심해졌다.

 

3.

마침 다른 숙제로 이 책을 받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책을 나는 마치 오래 기다린 만찬을 음미하듯 탐독했다. 주말 내내, 평일은 말 그대로 틈날 때마다 책을 펼쳤다. 손에 땀이 나고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았다. 한 권의 책을 대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한 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게 얼마만일까. 말 그대로 열심히 읽었다.

 

4.

어딘지 익숙한 단어의 의미와 그 쓰임부터, 조직 내에 존재하는 여러 현상의 원인과 해법을 찾아가는 노력, 그 방향과 방법까지 나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밑줄을 긋고 번호를 매기고 요약을 메모하기 바빴다. 저자가 분투한 고민의 현장에 나와 남을 대입하다 행여 저자의 의도를 내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

 

5.

완독을 기다리지 못하고 회의를 열었다. 우리 문제를 인정하고 해답을 향한 과정을 함께 찾기로 했다. 어렵게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내게 조직문화란 다리 위에서 내려보던 유유히 흐르는 강이다. 그곳에 몸을 담그고 헤엄쳐 나갈 생각만으로 숨이 가쁘지만 이제 스스로 건너는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은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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