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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기사들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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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가게
-교도소에 첫 지점 연 사회적 기업 '오토챠밍'

4월의 봄볕아래 ‘오토챠밍’(대표이사 권구완) 안양지점 직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 달 1일 문을 연 이 지점의 특징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출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수형자라는 것. 2주 뒤엔 사회로 나가게 되는 이들이 담장 밖 일터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수형자들의 경제적 자립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법무부 교정본부 사회복귀 정책의 일환이다.

장기간 담장 안에서 생활한 수형자들이 출소 뒤 재범하지 않게, 출소 전 사회적응 훈련을 통해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주자는 취지다. 우리나라 최초로 재소자들의 사회적응훈련과 재범방지를 위한 ‘중간처우의 집-소망의 집’의 문을 연 안양교도소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노동부 인증 107호)인 ‘오토챠밍’과 함께 교도소 담장 밖에서 재소자들이 체계적으로 직업훈련을 받고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동차 가게’문을 열었다.

김시남 안양지점장은 “아직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고 있지만, 수형자들의 배우려는 의지가 남다르고, 이곳 분위기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매우 밝다”며 “이곳에서 배운 기술을 갖고 사회에서 잘 정착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다섯 명의 수형자는 아직 출소 후 계속 일할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권구완 대표이사는 “이들 다섯 명에게 출소 후 계속 일하기를 적극 권하고 있지만 귀향지가 모두 달라 대책을 고민 중”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안양교도소에 첫 지점을 연 사회적 기업 오토챠밍(左 : 권구완 대표이사, 右 : 이주태 전무이사)

-하루에 15명 이상은 꾸준히 찾아
-‘이렇게 잘해주면 단골 되던데……,’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이들 수형자들이 하는 일이 단순한 손세차라고 얕보면 오산이다. 사회적 기업 ‘오토챠밍’은 우리나라 최초로 물을 쓰지 않는 광택 기술을 선보인 곳이다. 과연 차양 아래엔 급수시설이 전혀 없었지만 그곳을 통과한 차들은 하나같이 제 본색을 찾았다. 이들이 배우는 광택기술도 제대로 배우려면 두 달은 걸리는 고급기술인 셈이다. 김동준 기획마케팅과장은 “‘오토챠밍’이 자체 개발한 광택제와 이들 수형자들이 배운 기술은 사회에서도 통할 것”이며, “(‘오토챠밍’의 손세차기술 때문에)전국 모든 세차장의 세차문화가 변할까 걱정”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하루 평균 15명 정도의 고객이 찾아온다는 ‘아름다운 자동차가게’는 지점을 연 지 3주가 채 안되었지만, 출소를 앞둔 수형자와 자체기술로 사회에 이바지 하려는 사회적 기업이 ‘상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직접 세차를 부탁한 신입기자의 때 묻은 취재차량을 반질반질 닦아주며 “이렇게 잘해주면 단골 되던데……,”라고 농담을 건네는 수형자들의 얼굴엔 직접 배운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고, 차양아래서 일하며 흘리는 굵은 땀방울엔 예비 사회인으로서 출소 후 새 출발에 대한 자신감이 녹아있었다.

수형자들이 상주직원들과 함께 차에 광택을 내는 모습 (권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수형자로 모자이크 처리함)

사회적 약자들의 새 출발을 돕겠다고 교도소에 첫 지점을 연 사회적 기업 ‘오토챠밍’과, 오는 5월 1일 사회에서 새 출발하는 이들 예비사회인들의 앞날에 화창한 4월 봄볕이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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