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백수의 기록.3 禍根 내가 집에 있어서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는 것 같다. 밥을 먹다가 '너가 이제 삼십대야'라는 말이 나오면 그때부터 두 어른은 혈압을 높이기 시작한다. 눈앞에 밥그릇만 내 시야를 가득 채우고 가볍게 말아쥔 주먹을 무릎위에 올려 놓는다. 하루 중 가장 숙연한 순간에 어울리는 자세다. 오랜만에 교차로를 뒤적이며 주말알바를 찾아봤다. 토익과 일본어시험만 지나면 주말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주중엔 아침저녁 책상과 체육관에서 나를 다듬는다. 나 이렇게 땀흘리는데 저녁 좀 편하게 먹읍시다. 라는 말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재수가 죄수이듯 취준생(취업준비생)은 쥐죽은 듯하다. 남은 밥을 재빨리 먹어치우고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왔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볼륨을 높인다. 두 분의 언성이 고공을 파고들고, 한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