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른 한 살의 시 며칠 동안 앓았다. 그 사이 장마가 지나가고, 열대야도 못느낄 만큼 고단한 밤이 계속되었다. 나는 꿈을 꾼 것도 같고, 눈을 뜬 것도 같았다. 설익은 눈을 감고, 어른의 눈을 뜨기 바라며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웃어대었다. 외로워했다. 며칠 간은 울기도 하였다. 그 사이 누군가는 나를 더욱 신뢰하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내게서 더욱 멀어지기 시작했다. 잡으려 달려든 것들은 하나 둘 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고, 억지로 밀어내려던 것들 만이 그대로 나를 감싸안았다. 이제, 받아들이니 더이상 무겁지가 않다. 삶의 무게는 그렇게 중력없이 내 위에 올라선다. 처음으로 맞춤양복을 입었다. 생일이라며 사회생활 선배가 맞춰 준 선물이다. 내 멋에 입던 폭 좁은 바지를 벗고, 앞 주름이 잡힌 정장을 입는다. 맘에 들었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