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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록

기어이 검도 초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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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도를 시작한 기억은 여러 조각이 있다. 부모님을 졸라 처음 간 도장은 학생이 참 많았다. 나 말고도 새로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국적으로 검도 부흥기였다고 한다.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고, 20년은 훌쩍 지난 일이다. 고등학교 때도 몇 번 체육관에 나갔지만 유독 꾸준하지 못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수개월 동안 정진한 것이 취업준비를 하던 시기다. 이 역시 10년은 되어간다.

2.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체육관을 전전했지만, 정착이 쉽지 않았다. 등록을 해도 한두달을 넘기기 어려웠고, 새로운 장소에 가면 늘 다시 시작하는 기분에 내 수준은 늘 제자리였다. 다시 몇 년이 지나 회사 근처 체육관을 찾았다. 감정조절이 안돼 땀 흘리지 않으면, 뭔가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작년 초부터 다시 시작한 수련은 코로나 상황으로 여의치 않았지만, 그나마 수개월 동안 체육관을 찾았다.

3.
기어이 초단이 되었다. 시작할 때는 그리 멀지 않아 보였는데, 돌아보니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이제야 트렉에 올라선 기분이다. 여기서 멈출지, 꾸준히 성장할지, 아니면 놓지도 못하고 늘지도 못하는 상태가 계속될지는 모르겠다. 당장 다음 주부터 방역지침은 강화되고, 나는 좋은 핑계로 체육관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내 검도는 잘 늘지 않고 많은 시작의 대부분은 성장을 경험하지 못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먼 길이다.

액자에 걸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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