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필리핀 출장기록 1.연초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는지 언제 한 번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말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호텔을 정하고 현지 업체와 일정을 조율하면서도 나의 출장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는데, 원래 계획과 달리 현지 설계사와 시공사와 협력사를 만나는 빠듯한 일정으로 바뀌고 나서야 나의 동행도 뒤늦게 결정되었다. 2.시장을 조사할 겨를도 없이 비행기 표부터 예매하고 동선을 최소화한 곳으로 숙소를 찾았다. 16세기 스페인 통치시절에 만들었다는 성의 안쪽,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를 베이스캠프로 정하고 관광지로부터 대도시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향하는 여정 내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듯한 시차를 겪으며 창밖을 살폈다.3.모든 일정에 30분씩 늦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웃으며 손하트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40대의 달리기.38] 국제국민마라톤 1. 양복바지를 입었는데 벨트가 헐렁하다. 빠듯했던 세 번째 홈으로 자연스럽게 핀이 고정된다. 분명 어제 달린 하프마라톤 때문이다. 달리기가 내 몸과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몸무게가 줄었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빨라졌고 먹고 마시는 양이 줄어들었다. 달리고 나면 유독 말의 톤은 높아지고 감정이 날뛰지 않는다. 일상이 여러모로 나아지고 있다. 2. 필요가 변하니 관심사도 변한다. 명품 시계만 바라다 스마트와치를, 달리기 좋은 옷과 신발을 찾게 된다. 출장에 조깅화를 챙겨 넣고 일과 전에 달리는 습관도 새롭다.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조깅한 날들이 기억에 남는다. 형형 색색의 주자들이 모인 마라톤 대회에선 지난여름 아내가 사준 바지와 집에 있던 등산 양말을 신고 가볍게 달렸다. 3. 달리다 문득 내가.. 더보기 오스트리아 가족여행 <3> 지난 이야기 오스트리아 가족여행 1. 올해 우리 부부는 결혼 10주년을 맞이한다.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른다는 현실의 불안함을 감추려 10년 뒤에 다시 가자 했는데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현실이 pak-jin.tistory.com 오스트리아 가족여행 1. 서울에서 취리히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예약하고 후기를 찾는데 좀처럼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스위스항공이 27년 만에 재개하는 서울발 스위스 직행 첫 항공편을 예매했던 것이다pak-jin.tistory.com 1.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어딘지 닮은 풍경을 내려다보며 한 시간 남짓 날아오니 승무원이 초콜릿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달콤한 기대감을 머금고 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도나우강을 따라 숙.. 더보기 인도네시아 출장기록 1. 지난해 12월 출장을 이유로 난생처음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해외 사업은 만들지 못했지만, 여름 인턴십과 같은 여러 기획을 엮어 군불을 지폈고, 마침 해외건설협회의 시장개척지원사업에 선정돼 비용 부담도 덜어낸 끝에 얻은 결과였다. 여러모로 긴장한 첫 번째 출장과 달리 두 번째는 다양한 경험을 여럿이 함께 쌓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2.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해도 해외에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짧은 일정 간 여러 곳을 방문하며 나는 출장의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남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경험의 확장과 내부 역량의 축적, 이른바 Globality라고 하는 번역하기 어려운 그것을 남기고 싶었다. 내가 표준이 아니라는 것, 시장의 눈은 나와봐야 안다는 것, 그리고 결국 밖에선 원팀이라는 것. 3. 자카.. 더보기 [입에서 톡 독일어 2] 계속되는 이야기 1.지난 2월 설 연휴에 CD를 MP3로 저장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추석을 앞두고 책거리를 한다. 처음 읽을 땐 본문만 음원을 들으며 따라 했는데 두 번째는 문법설명도 읽을 수 있었다. 교재가 회화 위주라 문법은 간단한 설명만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알기 어려웠는데 마침 A1문법교재를 한 권 사서 함께 읽은 게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시리즈 3권까지 봐야 하는지 확신은 들지 않는다. 2.처음 독일어를 접했을 때 아무것도 읽고 들을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익숙해졌다. 아직 일주일에 몇 번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독일어 회화 콘텐츠를 듣고, A1수준이지만 문법도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단어량은 턱없이 부족한데, 각 잡고 외우자니 독일어 공부의 목적을 생각하게 되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습관적으로 시간을 들.. 더보기 [슬픈 우크라이나] 김병호 1.아내가 빌려오지 않았다면 읽지 않았겠지만, 몇 장 읽자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 정도로 무지했는지 부끄러워졌다. 가까운 나라, 심지어 자신의 모국이라고 해서 그 나라에 대해 무엇인가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 말 그대로 아는 게 없는 상태가 드러났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행적을 읽고 나니 책 제목에 슬픈 나라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2.인물과 사건을 하나씩 소개하는 구성으로, 익숙하지 않은 단어의 의미는 뒤늦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 궁금증을 품고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기자분의 책답게 신문 사설처럼 구조가 탄탄한데 오히려 완독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긴 사설을 읽으면서 논리력을 훈련한 기분이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교적 명료하고 간결했다. .. 더보기 ['나'라는 착각] 그레고리 번스 1. 내가 나일 수 있게 하는 것들은 주로 내 몸 밖에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나는 부끄러운 모습이라 일부러 떠올리지 않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시간도 줄였다. 나는 뇌가 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몰랐고 무시했다. 2. 사람은 서사에 이끌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려 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된 이야기일 수는 없다. 내 생각이 나로부터 기원했다는 데에 의심하고 내 인생의 궤적이 어떤 축에 고정되어 있다는 편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3. 그저 옆자리 직장 동료의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책이었는데, 생각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를 놔주지 않는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 읽는데도 몇 주가 걸렸는데, 작가는 책을 시작할 때와 탈고할 때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4. 사실 종종.. 더보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최순우 1.책 아래 2013년 8월 17일이라는 판매일이 도장 찍혀 있었다. 11년 전 오늘 어느 서점에서 산 책은 그동안 이사 가는 곳마다 함께하다 결국 오늘 독후감으로 남는다. 이 책은 과거 누군가 만들고 오랜 시간 많은 손을 거쳐 어떤 눈 밝은 사람에 의해 인정받은 작품을 소개한다. 찾는 이의 다정한 눈길이 닿아 빛을 내는 데 시간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2.연초에 책장을 정리하다 발견해 퇴근 후 한 두 편씩 읽다 보니 금세 반년이 지났다. 낮은 안목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한편, 책의 말미에 가서는 나름의 감상법을 터득해 요모조모 뜯어보고 원근을 주며 살펴보는 모습이 우스웠다. 그럼에도 최순우 선생님의 감상과 함께 작품을 읽는 게 즐거워 어떤 날은 그분의 말투를 따라 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속으로 웃었다. .. 더보기 이전 1 2 3 4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