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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록

[40대의 달리기. 34] 2024년 달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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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 아침잠에서 깨어보니 7시 20분이 조금 넘어 있었다. 기온을 보고 미세먼지 수치를 보니 날이 좋았다. '무언가 하려면 오늘뿐이다.'는 생각이 말소리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아침 조깅 하나에 이렇게 거창해지다니. 달리기 일기를 열어보니 작년에도 그랬다. 겨울이 지나길 기다린 것처럼. 그리고 지난 한 해 단 두 번 달렸다.

 

2.
새로 산 조깅화는 일 년 가까이 외출용으로만 신었는데, 모처럼 제 용도를 찾았는지 7km 가까이 달려도 발이 편했다. 7시 59분부터 8시 34분까지 중랑교를 왕복했다. 손은 시렸지만 공기가 맑고 시야가 트여 달리기 좋았다. 오랜만이라 달리기가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금세 자세를 잡았다. 달리면서 마주한 풍경도 변함없었다.

 

3.
달라진 게 있다면 감정이 함께 날뛰지 않았다는 점이다. 달리면서 체온이 오를수록 치밀어 오르곤 했던 감정이다. 상황과 타인을, 때론 나 자신을 대상으로 날 세우던 것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디에 털어냈는지 알 수 없지만, 가장 가벼운 걸음으로 달렸다. 지나갈 것은 다 지나갔고 앞으로 올 것을 향해 달리고 있다. 체력이 멘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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