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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록

[40대의 달리기.36] 오래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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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말에 마라톤 대회가 있었다. 도로 맞은편에 커다란 수군거림을 마주하니 규모가 큰 대회임을 알 수 있었다. 차선이 좁아지고 차들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달리는 인파의 복장과 자세, 움직임 따위를 살펴보는 게 오히려 재미있었다. 틈틈이 영상으로 달리기를 배우다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
저렇게 10km, 20km, 40여 킬로미터를 달리다니. 늦어도 오전 중에 결승선을 뛰어넘을 모습과 비교하니 나의 달리기 일지가 초라해 보였다. 40km를 한 달 동안 네 번에 나눠 달린 셈이다. 그나마 매주 한 번이라도 달린 게 자랑이라면 조깅 수준으로 달리기를 익히느라 땅을 밟은 시간과 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의 그것과 같았다.

3.
비슷한 거리를 달리면서 호흡과 자세를 다르게 시도한다. 주중에 스쾃을 하고 출퇴근길에 계단을 오르면서 나만의 훈련을 이어간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몸쓰임에서 목적을 가진 훈련으로 옮기고 있다. 엉겁결에 대회에도 등록했다. 업계이름으로 개최한 10km 달리기 대회이지만 처음으로 참가비를 내고 달리는 공식대회다.
 
4.
정체되는 기분을 털어내고 싶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그런 사실은 잊고 금세 초조해진다. 지금 속도로 충분하다는 안심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함 사이에서 현기증처럼 조바심이 난다. 대회를 통해 좋은 기록이 아니라, 계속 달릴 수 있는 러닝 하이를 경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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