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기록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70204 1. 주말치곤 아침에 조금 일찍 깼다. 그리고 곧바로 의미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를 다시 재우고 로제타스톤으로 아랍어를 복습하고, 웬일인지 책장에 꽃힌 독일어 입문서가 눈에 띄었는데 마침 EBS라디오에 강좌가 있어서 한 과를 들었다. 새롭게 시작한 셈이다. 2.철인삼종경기를 해보고는 싶은데 '이걸 왜하는지'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아마 헌혈같은 거겠지. 바늘을 꽂고 누워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으니 하는 것처럼, 철인삼종경기도 비슷하겠다. 오랜만에 수영을 했는데 30분만에 체력이 고갈됐다. 갈 길이 멀다. 3.공부하고 운동하러 가는 사이에 나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내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가능한한 오.. 더보기 덕수궁 집안일은 나도 좋아하니 그 일로 마음 바쁘지 않았으면 좋겠다.벌어오는 거라야 눈에 뻔하지만, 마음 졸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많은 일들이 머리 속에 가득하지만, 그 중심엔 가족이있다.하루를 빼서 온종일 여행하고 싶지만, 외근나온김에야 함께 걷는다. 계획한 길대로 다니지 않았지만 내걷고 눈길닿는 곳곳에 내가 준비하지 않은 즐거움이 있어서 다행이다.우리가 살아갈 날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서로 준비한 것은 없더라도, 서로를 기뻐하는 즐거운 여행이었으면. 더보기 이사했습니다:)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짐 인부들의 도착시간에 맞춰서 일어났는데,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5월이라서 일 것입니다. 들어오던 날도 참 맑았던 기억입니다. 작은 집에 뭘 그렇게 많이 쌓아두었는지, 1톤 트럭 두 대에 이사짐을 가득 싣고 아침부터 나들이처럼 떠났습니다. 짐 옮기기를 마치기 전에 가구가 도착했습니다. 가구를 조립해 주던 아저씨는 아내의 귀국일이라 서둘러 되돌아 가야한다고 했지만, 결국 가구 배치까지 꼼꼼하게 조언해 주고서야 돌아갈 채비를 했습니다. 고마워서 김밥을 손에 쥐어주고 돌려보냈습니다. 함께 고른 대형 냉장고를 아내는 기뻐하며 정리하다, 몇 번 냉장고 안내음과 말싸움하더니 얼마지 않아 전원선을 뽑아놓았습니다. 벌써부터 내일은 뭘 먹지 하며 냉장고 문앞에서 고민할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 더보기 박진 순장 된 날. 내 기억으로 세 번째다. 대학생활을 시작한 첫 해, 매주 고향가는 기찻길에 올라 그 주의 성가곡을 고르던 모습, 나의 성에 이기지 못해 그만 독창을 해버린 그날을 떠올리면 눈을 뜰 수 없는 처음 기억. 유학생활 도중 새벽기도회를 떠맡아 몇 번 씩이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 도망가고 싶던 두 번째 기억. 그렇게 내겐 자격이 없다하여 멀찌기 떠나 있었는데, 그 곳에서 세 번 째 부름이다. 햇수로 12년이 지났는데 변한 것은 없고 미안함은 쌓여오다 결국은 YES 였다. 교회에서 11명이 되는 누나 형 동생들을 위하는 순장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그날 이후 매일 새벽 나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내가 하려해서 그랬던가 보다. 너는 원래 자격도 능력도 없는데, 다만 그곳에 가만히 있으면서 내가 하는.. 더보기 새로운 항해 신혼의 단꿈에서 깰 틈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직 덜 깨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취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지와 능력의 문제가 아닌 성향과 색깔의 문제였다.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나만 생각할 수 없다고 느꼈다. 대책과 정해진 길이 어디 있겠는가. 그 사이 수십여 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인천에도, 부산에도 저 멀리 남도에도 넣었다. 그리고 새벽기도회에 나를 밀어 넣었다. 그 날, 땀과 함께 뿌린 씨앗에 아무 열매 없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 담담하게 나를 맞이했다. 많은 것을 쏟아 넣으면 최소한 의미있는 어떤 것은 얻으리라는 것에 아무 의심도 없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수긍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은 또.. 더보기 혹시나 해서 서점에 들렀다. 때로 눈앞에 많은 단어들이 떠올라 머리속이 참 번잡하다. 그럴 때마다 그들을 잘 엮어 한 문장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엮지 못하고 그 때의 감상까지 잊고 만다. 어찌됐건 생각이 많은 건 사실이고 글쓰는 일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도 "그 때"의 생각을 뒤지느라 바쁘다. 머리속이 미로 같고 이따금 부딪히는 상념들이 내 일을 방해한다. 참 별 것 든 것도 없으면서 어디에 숨겨 놓는 건지, 간신히 꼬리를 잡아도 금새 몸통을 감춘다. 중요한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혹시나 해서 서점에 들렀다. 창원에서 제일 큰 곳이라 한다. 습관처럼 많은 책들을 만져보고, 제목을 읽어보고, 두 세 페이지를 넘겨본 후 돌아 나왔다. 나의 독서는 늘 이런 식이다. 지식보다 감흥을 찾.. 더보기 귀가길 상념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도시락, 흰 쌀밥을 꼭꼭 씹으며 '내가 왜 죽어'라고 곱씹었다. 기차 출발 10분 전까지 택시가 잡히지 않아 오늘 밤도 출장지에서 보낼 지 모른다는 아쉬운 예감이 들었을 때였다. '이거 참 어렵네. 그만 둘까'하는 생각이 습관처럼 떠오른 것은. '그만 둘까 모든 걸.' 암울한 것은 어둠처럼 순식간에 나를 가둔다. 이론도 근거도 없지만 지금까지 어김없이 내게 나타난 증상이다. '그만 둘까.' 책임감과 무감각함을 임시방편으로 삼아 꾸역꾸역 서른을 맞이한 나로서는 항상 든든한 누군가가 참 부럽다. 결국 그런 사람들을 모방하면서 살아 가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사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어떤 희망적인 것이 결론으로 기다리곤 한다. 그리고 내심 그런 결론이 나를 맞이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더보기 김연아 파이팅 김연아의 대회 영상을 보다 문득 지난 대회가 떠올랐다. 정확하게는 지난 대회 영상을 바라보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해야할 것이다. 4년 전 이맘때라면, 새벽같이 친환경 물류 창고에 출근해 트럭에 식자재를 싣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로컬푸드 운동을 하던 스물 여덟이다. 버스비를 아끼려고 10km 를 걸어서 출근하던 날들. 그 두 시간동안 영어 라디오 방송에 입을 맞추어 중얼거리던 어느 날, 오전 배달을 마치고 인터넷으로 대회 영상을 보며 가슴 졸이던 모습이다. 시골이라 영상도 자주 끊기고 화질도 엉망이었지만, 그 기억이 참 생생하다. 어제는 출장을 마치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느라, 대회 중계 영상 시간까지 잠못들고 있었다. 때마침 김연아의 대회 시간이라 대회 중계를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