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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방통대 수업 따라가려면 1. 지난 학기는 순조로운 듯했다. 동영상 강의가 열리자마자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수업시간으로 삼았다. 매일 아침 법학강의를 듣고, 점심에 프랑스어 수업을 듣는 식이었다. 처음 한 달여는 퇴근길에 교과서를 펴고 복습하고, 주말에 보조교재를 들추며 수업을 따라갔다. 이번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2023.01.27 - [공부기록] -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는 직장인이야기 2. 문제는 출석대체시험을 놓치면서였다. 가족의 일정을 우선한다는 이유였지만, 덕분에 지난 학기도 빈 학기가 되었다. 흔적 없는 성적표가 아쉬워 계절학기를 신청했다. 계절학기는 3주간으로 여러 과목을 완강할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시험일까지 모든 수업을 듣지 못하고, 수강신청한 세 과목 중에 한 과목만 학점을 얻을 수 있었다. 3. 이런 방.. 더보기
새벽 수영 1년 기록 1일 차(2022. 6. 3) 외부 환경은 충분했다. 걸어서 10분, 서두르면 5분 안에 닿을 곳에 수영장이 있고, 수영 강습은 매일 새벽 열리고 있었다. 내적 동기를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동네 한 바퀴 걷기에서 새벽에 조깅하는 습관을 갖기까지, 운동이 절실해지기를 기다리다 몇 년이 흘렸다. 수영을 잘하고 싶었다. 가끔 다니는 자유수영으로는 몸에 힘이 빠지지 않았다. 오래 헤엄치고 익숙해져야 할 일이었다. 실력을 갖추고 싶었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봄이와 함께 자유수영을 다니더라도 여유 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체력이 필요했다. 수강신청 당일에도 50명 모집에 단 두 자리만 남아있어 오래 고민할 수 없었다. 수영 모자에 적십자사 마크가 있어 다른 걸 쓸까 하다, 굳이 가리지.. 더보기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1.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여름휴가에 들고 나섰지만 며칠 안에 읽어내겠다는 다짐은 오래가지 않았다.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회사에서도 틈이 나면 도서관에 들러 읽다만 페이지를 들추었다. 올해 첫 독서는 문장을 흡입하듯 읽고 뭉친 어깨를 비비듯 글자를 머릿속에 욱여넣었다. 종일 생각할 여력은 없지만 책장을 펴면 읽다만 페이지까지 기억이 또렷했다. 오랜만에 읽어서 좋았다. 오래된 책도 교과서도 아니지만 여느 교실에서도 못 듣는 오래전 이야기를 해 주어 좋았다. 2. 한국어로 출간된 지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지난 몇 주간 ChatGPT로 업무를 준비하고 아바타 2를 보며 가상현실을 학습한 뒤에야 저자의 이야기가 눈앞에 그려졌다. 생물학적 나이가 어느 정도 안정되니 인간에 대한 객관적 서술을 받아들일 수 있었.. 더보기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는 직장인이야기 1. 나는 샐러던트다. 외국어 공부나 독서 같은 일상 말고도 어딘가 등록해 학생 신분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나이 마흔에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20대에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공부를, 30대에 실무와 관련한 공부를 했다면 이제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한 분야를 공부할 때라고 생각했다. 법학은 늘 가깝고도 멀었다. 2.​ 편입보다 신입을 택한 건 속도와 학위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법의 기초를 듣고 싶고 민법과 형법의 총론을 알고 싶었다. 꾸준히 강의를 듣고 교재를 읽는 것을 목표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강의 진도에 따라가기에 바빠 책은 반 권도 채 못 읽었다. 지난 첫 학기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연습이었다. 3. 직급이 높아지면 학교핑계로 회사일에 소홀할 수 없다. 타 학과 과목까지 넘보.. 더보기
산업계관점 대학평가를 마치고 1.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산업계관점 대학평가 평가위원이 되었다. 비밀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독립된 자리에서 조용히 평가하는 동안 무엇보다 납득할만한 기준을 세우기 위해 고민했다. 모든 점수에 의미를 두고 이유를 만들었으며 합리적이지만 엄격한 평가위원의 역할이 새삼 무겁게 느껴졌다. 2. 많은 대학의 강의 개요를 정독하며 산업의 근간인 대학교육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문 분과인 토목학과를 평가하며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미 제시된 산업계의 요구가 학과 교육개요에 얼마나 반영되었는가를 평가하기에 문제 되지 않았다. 정성을 쏟은 곳, 변화를 갈망하는 곳은 자연스럽게 눈에 띄었다. 3. 산업계의 요구사항이 너무 많았는지 모른다. 수십 년 동안 변함없는 교육으로도 업계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더보기
MZ세대가 기성세대에게, 기성세대가 MZ세대에게 1. 기성세대와 MZ세대 1.1. 갈등의 시대 세대 간 소통은 조직의 존속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과거 수직적인 상명하복식 소통 방식은 이미 전 근대적인 문화로 치부되고 있고, 기업은 새로운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통 방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구성원은 어느 세대에 속하였던지 처음에는 사회 초년생이었으며,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임에 따라 그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회사에서 말하는 기성세대란 수십 년 동안 한 회사에서 성장하며 조직의 문화를 체득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조직의 문화가 동기화된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방향과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일방적인 의사전달을 정당화하곤 한다. 그에.. 더보기
첫 집을 구하기까지 집을 산 지 3년이 지났다. 거창한 표현으로 서울에 아파트를 샀다. 내가 살 집을 마련하려는데 청약 당첨은 멀었고 수중에 자본이 모이는 속도는 더뎠다. 어떤 운을 기다렸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순진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자라면 집에 대한 선택의 순간이 오게 마련이다. 직장을 찾아 서울에 와 자기 힘으로 삶의 터전을 세워야 하는 경우라면, 생각보다 기회가 많지 않다. 어쩌면 한 번의 선택이 남은 시간을 좌우하기도 한다. 전세를 구하는 것도 극적이었는데, 근처에 살만한 집을 찾은 건 기적이었다. 전세가 만료되는 해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 동네 부동산에서 소개한 곳이다. 25년도 넘은 아파트지만 느낌이 좋았다. 금융만 잘 짜면 충분히 감당할 만했다. 신혼부부 5년이 지나기 전에, 내 소득이 더 오르기 .. 더보기
대지 100m2에 쌓아 올린 작은 집 처음에는 이 면적에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감이 안 왔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뒤편에 넓은 땅까지 차지하는 집이었다면 이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 같다. 학창 시절을 보낸 원주에 땅을 사고 집을 지었다. 겨우내 공사했는데 봄이 오고 자투리 땅에 자작나무며 사과나무의 묘목을 심고 나니 이제야 마무리 되었다. 지난 수년 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다. 마을 초입에 정자와 운동기구가 있는 주민들의 쉼터라고 생각했다. 소일거리로 밭농사나 지을 수 있는 땅이 부모님이 살게 될 집터가 될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게다가 거래 당시 지목은 하천이었기에 당장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로 지목변경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2층 주택을 짓기로 했다. 협소 주택이 유행이라지만 몸에 맞는 옷을 짓듯 설계사와 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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