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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이 일하기 연습 1. 작년 나의 일하는 방식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회사에서 태블릿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하여간 팀 이름이 문제다. 디지털기획팀이라는 작명은 물론 내 탓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일단 이름부터 정했다. 그리고 장비를 사기 시작했다. 집에서 영상도 보고, 아이가 디지털콘텐츠(게임)에 낯설지 않도록 한다는 핑계도 있었다. 2. 올해는 더 심해졌다. 매년 나눠주는 다이어리도 받지 않았다. 사무용 필기구도 대부분 정리했고(사인을 위한 굵은 볼펜과 몽당연필만 몇 자루 남았다.) 책상 위에는 와이드 모니터만 올려두었다. 책상 위를 비우니 다른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활동과 관심을 줄일 수 있을까. 주의력을 뺏기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더보기
[고민하는 힘] 강상중 1. 외근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이대로 회사에 복귀한다면 퇴근시간은 조금 지나겠지만 야근으로 잔업을 마치면 후련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날은 수요일이고, 딸아이 발레수업이 있었다. 발레학원으로 간다면 오랜만에 발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명 두 번째 길이 나의 길이다. 하지만 나는 두 갈래 길을 두고 30분 동안 고민했다. 2. 어떤 선택이 맞는지 고민이 고민을 낳았고, 나와 일, 가정과 나의 역할까지 열심히 고민했다. 기왕 같은 방향으로 가는 전철에 탔으니 끝까지 생각해 본 것이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익숙한 것(의심 없이 회사로 가는 것)과 반대로 선택하자는 게 고민의 결론이었다. 내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은 대체로 따분했다. 3. 새벽에 잠에서 깨더라도 알람시각까.. 더보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장기 1. 입사 후 첫 해외 출장이자 2023년 처음 여권을 꺼내든 일정이다. 지난봄부터 온라인으로만 만나온 협력업체를 한 번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계획하던 중, 해외건설협회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되어 출장계획에 탄력을 받았다.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각오에 많은 걸 준비했지만, 가장 중요한 성과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다. 2. 한 겨울에 떠나온 서울은 이례적인 한파였지만 자카르타는 30도가 넘는 열기로 나를 맞이했다. 회사의 대표단이라는 생각에 출장 기간 내내 바틱과 정장차림으로 업체를 찾았고, 틈틈이 배워둔 인니어로 낯선 방문객의 어색한 인사를 꾸몄다. 2023.07.28 - [공부기록] - 나의 열 번째 언어: Bahasa Indonesia 3. 출장 전부터 마시는 물과 음식을 조심하라는 말을 .. 더보기
후쿠오카 가족여행 1. 회사 이사를 마치고 벼르던 평일 여행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수입이 생기기도 했고, 처음으로 처가댁을 모시고 싶었는데, 비교적 가까운 후쿠오카라면 한 번 다녀올만했다. 급히 여권을 갱신하고 내 짐만 챙기는 것만 신경 썼더니 아내에게 미안하다. 장모님과 어린 딸을 데리고 처음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어려운 일은 모두 맡긴 채였다. 2. 유치원 졸업을 앞둔 딸아이에게도 첫 해외여행이었다. 자기 몸만 한 캐리어를 끌고 국제공항 이곳저곳을 누비는 모습에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신선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비행은 짧았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마주한 날씨는 서울보다는 따뜻했지만 그늘진 곳은 제법 냉기가 느껴지는 초겨울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따뜻한 음식을 찾아 하타카역으로 향했다. 3. 일본에서 유학했지만 말이 통.. 더보기
여수여행 1. 예전보다 출장 기회는 줄었지만, 가끔 시외에 가야 할 일이 생긴다. 가까운 거리라면 혼자 다녀오지만, 며칠 걸리거나 좀처럼 방문할 기회가 드문 지역에 가게 되면 혼자 가는 게 아까워 아내에게 묻곤 한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딸에게 색다른 경험을 남겨주고 싶고, 함께 여행도 자주 못 가는 아내에게 한 번씩 외출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처음 함께 갔다. 2. 차로 갔다. 서로 다른 열차를 타는 게 여행에 의미가 있겠냐며 출발하는 날 갑자기 정했는데, 5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리는 건 무모했지만, 이제 국내에서는 어디든 함께 갈 수 있겠다는 연습이 됐다. 목적지가 여수다 보니 먹거리에 대한 기대가 남달라 휴게소 음식이 입에 들어오지 않았다. 배고픔을 참고 달려 점심즈음 여수엑스포에서부터 서로의.. 더보기
유학생과 함께한 여름 인턴십 1. 우리 회사 기획실 업무의 장점은 자기가 책임질 수 있다면 원하는 일을 벌여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을 조사했지만 진도가 더디고 막막했다. 원하는 분야가 분명하다 보니 자세한 조사가 필요했지만,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가 관건이었다. 해외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하면 도움이 될까 찾아보다 오히려 현지인과 함께 조사하는 방법으로 생각을 바꾸니, 자연스럽게 모교의 인턴십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2. 두 명의 인턴 대상자를 선정하고 개별로 일정을 조율하다 사전미팅을 핑계로 한 자리에 모았다. 보통 겨울에 공개 콘테스트하듯 인턴을 초청하는데, 이번은 특이한 경우다. 특히, 다음학기 졸업을 앞두고 논문작성으로 바쁜 시기에 인원을 특정해 초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몇 마디 못하는 .. 더보기
내 일을 바꿔놓은 디지털 전환 더보기
나의 열 번째 언어: Bahasa Indonesia 1. 인도네시아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해외 일이라니 흥이 오른다. 인도네시아어를 배워 두라는 선배들 조언에 별 기대 없이 강의를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 EBS에서 무료로 공개하는 초급과정을 가볍게 보고 있으면 열대지방 특유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언젠가부터 나의 점심시간은 새로운 외국어를 소화하는 시간이다. 어느덧 열 번째 언어다. 2. 영어와 일본어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는데, 일하는데 불편함 없을 정도만 유지한다. 몇 개의 언어를 실험정신으로 익혀보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돼 취미로 삼았다. 한 언어를 배우는 2년 간 다른 언어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기준도 유럽어를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작년 독일어에 이어 올해 프랑스어와 인도네시아어를 시작했지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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